북, 코로나로 생활고 겪는 화교들에 귀국 허가

북중 접경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 세관의 모습.
북중 접경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 세관의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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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코로나사태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내 중국인들과 화교들의 귀국을 허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생계곤란으로 귀국을 원하는 화교뿐 아니라 감옥에 갇혀있던 중국인까지도 통크게 배려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내려졌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7일 “요즘 중앙에서 중국인에 대한 특별배려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코로나사태로 국경이 막히면서 먹고살기 어려워진 화교들을 통 크게 배려하라는 최고존엄의 지시가 내려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0월부터 12월 말까지 두 달간에 걸쳐 최고존엄의 지시로 화교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조-중세관이 잠간 문을 열었다”면서 “네차례에 걸쳐 수백 명의 화교들이 재입국 비자를 떼지 않은 채 화교증명서만 가지고 압록강 세관을 넘어 중국으로 귀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코로나사태가 1년동안 지속되면서 여기(북한)의 화교들은 누구보다 먹고살기 어려운 처지에 내몰렸다”면서 “중국을 오가며 크고 작은 장사로 돈을 벌던 화교들이 1년 넘게 국경이 차단되면서 빈털터리 신세가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중국화교가 굶주리는 것은 우리들(북한주민)이 굶주리는 것과 사회적으로나 대외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면서 “만약 여기(북한)에서 화교가 생계난을 겪다가 굶어 죽기라도 한다면 조-중관계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이 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난달에도 평안북도 화교위원회가 평양의 지시라고 하면서 도내의 화교들을 신의주로 집합시켰다”면서 “생활이 어려운 화교를 중국에 보내주라는 최고존엄의 특별배려로 인해 한번에 140명의 화교들이 귀국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화교소식통은 8일 “요즘 중앙의 특별지시가 내려지면서 많은 화교들이 중국으로 귀국했다”면서 “평양에서 최고존엄이 중국인들에 대해 통이 크게 배려해 주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때 아닌 화교들의 귀국바람이 불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귀국조치 된 화교들은 재입국 비자발급도 없이 귀국신청자 명단만 작성한 채 급히 귀국한 것으로 안다”면서 “일반 화교뿐 아니라 죄를 짓고 감옥에 수감된 화교까지도 다 귀국명단에 포함시킨 것이 눈에 띤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이 감옥에서 숨진 일반죄수의 유골은 돌려주지 않는데 비해 이번에는 감옥에서 사망한 화교의 유골을 중국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허가했다”며 “최고존엄이 갑자기 중국인들을 특별히 배려하는 이유에 대해 주민들이 설왕설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