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주민들이 아직도 새해 (2021년) 달력을 보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이 주민들에게 신년달력을 공급하지 못한 것은 공화국 역사상 처음 있는 현상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5일 “올해처럼 신년달력도 없이 새해를 맞이한 적은 없었다”면서 “해마다 11월말부터 12월말 사이에 다음해 달력보급이 끝났는데 올해는 아직도 보급이 되지 않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보름이 지났는데 대부분의 주민들은 달력도 없이 1월을 보내고 있다”면서 “해마다 국가에서 공급하는 달력은 12개월이 한꺼번에 인쇄된 한 장짜리 달력을 매 가구마다 보급해왔는데 올해에는 그런 달력마저 보장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국가가 지난해 일반주민에게 보급한 2020년달력은 각 기관과 단체, 공장 기업소, 동사무소를 통해 공급(2019년 12월)했다”면서 “12개월을 한 장에 담은 일반주민용 달력을 북한 돈 2,000원에서 3,000원을 받고 공급했으나 올해는 그것마저 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반면 고급아트지에 풍경화와 특별 사진으로 제작한 12장짜리 화보달력은 개당 북한돈 10,000원에서 30,000원에 보급되었다”면서 “이런 달력은 주로 도, 시, 군의 주요 기관과 특급기업소 간부용으로 보급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올해는 아직 달력이 보급되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면서 “주요 정부기관과 특별공급 대상에게만 최소한의 수량을 보급하고는 일반 주민에게는 조금만 더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7일 “새해가 시작되면 의례 집집마다 있어야 할 2021년 달력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면서 “공화국이 창건된 이래 1월중순까지 달력보급이 미진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8차당대회 결정을 철저히 관철하자는 군중집회가 조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집회장에 모인 주민들은 달력하나도 인쇄하지 못하면서 무슨 수로 사회주의 경제강국을 일떠세우겠냐며 비아냥거리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일부에서는 국경봉쇄로 중국에서 달력을 인쇄할 종이를 수입하지 못해 달력보급에 차질이 생겼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주민들은 8차당대회용 출판물 이나 각종 선전물을 인쇄할 수 있는 여력이면 새해 달력정도는 쉽게 보급할 수 있지 않겠냐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난 시기 어려운 적도 많았지만 달력 한 장 없이 새해를 맞이하기는 처음”이라면서 “사소한 것 같지만 이런 사실만 놓고 봐도 당국에서 강조하는 자력갱생을 기반으로 한 인민경제발전 5개년전략수행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구호인가를 알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