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북 근로자들, 춘절 앞두고 과도한 노동에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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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 파견된 북한근로자들이 외화벌이를 위해 과도한 노동에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요즘에는 춘절 선물용 상품포장일을 하느라 밤낮 없이 시달리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20일 “요즘 중국에 파견된 북조선노동자들이 춘절선물포장일을 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면서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드는 춘절용 선물포장에 지쳐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단동시 동강지역에 파견된 수 천명의 북조선 노동자들은 코로나사태로 국경이 막혀 1년이 넘도록 귀국하지 못하고 중국에서 계속 일만 하고 있다”면서 “코로나사태로 일거리가 전만 못하기 때문에 시기에 따라 닥치는대로 외화벌이 일을 하고 있는데 요즘엔 춘절을 앞두고 선물용 포장일이 밀려들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국에서는 한 겨울에 온실에서 키운 딸기가 인기를 얻고 있는데 겨울철 딸기를 바구니에 포장한 제품이 선물용으로도 제격이어서 포장일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면서 “북조선 노동자들은 요즘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딸기 포장일을 하느라 점점 지쳐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딸기포장일을 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머리에 1회용 모자를 쓰고 똑 같은 청색의 작업복을 입고 일하는데 아침 일찍 작업장으로 향한 노동자들이 저녁 늦게서야 작업을 마치고 공장주변에 마련된 숙소로 이동하는 것을 매일 목격한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선물용 딸기는 5근(2.5kg)과 10근(5kg)씩 포장하는데 딸기를 곽에 담고 충격에 상하지 않게 해면소재를 덮는다”면서 “딸기가 워낙 비싼 상품이서 북조선 노동자들은 온 신경을 집중해 포장일을 해야 하며 노동자들이 딸기에 손댈 수 없게 중국인과 북조선 관리책임자의 감시 아래 포장작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동의 또 다른 조선족 소식통은 23일 “요즘 단동시 인근 동강에 파견된 북조선 근로자들이 춘절선물 포장작업을 하느라 바쁘다”면서 “끝없이 밀려드는 선물 포장작업을 하느라 아침 일찍부터 저녁늦게까지 노동에 종사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동강지역에 파견된 북조선 근로자들은 외화수입이 되는 일이라면 부품조립과 식품가공, 상품포장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면서 “수천명의 노동자들이 1년 넘게 전자부품 조립에서 의류, 액세서리 가공, 수산물 가공과 된장간장 등 기초식품가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에 내몰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요즘에는 중국 경기도 안 좋은데다 계절적 요인으로 수산물가공이나 액세서리 조립 일도 별로 없어 외화벌이에 빨간 불이 켜졌는데 춘절선물용 포장 일이 갑자기 밀려들고 있다”면서 “2019년 동강에 파견된 이들은 코로나사태로 귀국도 못하고 단체로 합숙하면서 단동인근 지역에서 닥치는 대로 일거리를 찾아 노동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단체복장을 하고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북조선노동자들은 대부분 20대에서 30대의 젊은 여성들”이라면서 “춘절이 다가오는데 집에도 못 가고 이역땅에서 감시를 받으며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 같은 민족으로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