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 방역한다더니 김정일생일 준비에 주민 동원

지난 2017년 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을 축하하는 경축무도회 모습.
지난 2017년 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을 축하하는 경축무도회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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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광명성절(2.16 김정일 생일) 경축행사준비에 주민들을 강제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방역을 위해 3인 이상 모임을 갖지 말라던 당국이 행사준비를 위해 크고 작은 모임을 조직하면서 주민 불만이 높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공연연습 현장녹음 : 김정은 찬양곡 ' 뜨거운 정 ' 일부 )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8일 “요즘 청진시안의 모든 기관과 단위들에서 광명성절 경축공연 준비로 분주하다”면서 “각 공장과 학교, 인민반 주민들이 연습장소에 모여 광명성절 경축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다가오는 2월 16일(김정일 생일)은 국가 최대 명절의 하나인 ‘광명성절’로 전국에서 충성의 노래모임이 조직된다”면서 “그런데 지금까지는 광명성절에는 김정일찬양 노래를, 태양절에는 김일성찬양 노래를 부르던 방식을 깨고 이번에는 (김정은)총비서를 찬양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요즘 눈도 많이 내리고 센 바람이 불어서 주민들이 연습장소에 한 번 모이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코로나방역을 이유로 주민들에게 각종 모임과 심지어 관혼상제 까지 금지시켰던 당국이 요즘 같은 강추위 속에 충성의 노래모임을 강요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원래 국가 명절때마다 충성의 노래모임은 있어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 비상방역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는데 노래모임 준비를 연이어 개최하면서 광명성절에 김정은 총비서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게 하고 있다”면서 “일부에서는 왜 광명성절에 김정은 총비서를 찬양하는 노래로 경축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코로나사태로 주민생활은 더욱 쪼들리는데 당국은 주민을 동원해 광명성절 경축공연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강제적인 충성의 노래모임을 통해 김정은 총비서추대에 대한 경축분위기를 고취시키려는 것이겠지만 이 판국에 누가 김정은 총비서 추대를 마음으로부터 반기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7일 “요즘 2.16 충성의 노래경연을 준비하느라 주민들이 큰 고생을 하고 있다”면서 “백두산쪽에서 몰아치는 눈보라와 칼바람으로 눈도 뜰 수 없는데 매일 연습장에 나가야 하는 주민들은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광명성절을 맞아 각 조직별, 단위별 충성의 노래경연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광명성절 기념공연에 나가기 위해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과 인민반 주민들, 여맹이 총동원되어 매일같이 노래와 춤을 연습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코로나여파로 생계난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불러내어 김정은 총비서 찬양 노래와 춤을 연습하라고 하니 누가 좋다고 나서겠냐”면서 “식량부족과 추위속에서 하루하루를 겨우 연명하는 주민들의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모임 금지령을 무시해가며 공연연습을 강요하는 당국의 처사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