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혹한과 굶주림으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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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적지 않은 북한 주민이 혹독한 추위와 식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사망사건들이 발생해 주민들 사이에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보안당국은 이들의 사망 원인을 동사 또는 병사로 언급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1일 "지난 1월 만포시에서 아사자가 연이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젖어있다"면서 "특히 가족단위로 아사자가 발생해 '제3의 고난의 행군'을 예감하게 하고 있어 불안감이 더 크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만포시 인근 농장들에서 아사로 추정되는 사망사건이 2건 발생했다"면서 "사건은 모두 지역협동농장의 농장원 세대들로 현장 수습 과정에서 집안에 식량이 전혀 없어 굶어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현장수습에 나선 보안원들과 농장 관리자들, 인민반장에 의해 아사현장이 그대로 공개되었다"면서 "아사자 중에는 올해 졸업을 앞둔 딸을 포함한 일가족이 있어 주민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현장에 출동한 보안원들은 아사자들이 얼마나 굶었는지 뼈만 앙상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상태라고 증언했다."며 "또 다른 아사자 가족도 평생 농장에서 일한 모범 농장원 부부로 역시 집안에 식량이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난해 중앙에서 군량미를 지나치게 거뒀기 때문에 이 같은 참사가 빚어진 것"이라면서 "농장원의 생계는 아랑곳 않고 군량미를 무자비하게 걷어가 대다수 농장세대가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자강도는 원래 군수공업지대여서 미 공급시기인 고난의 행군과 제2고난의 행군 때도 아사자가 없었던 지역인데 최근에 아사자가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최근 청진시에서 아사사건들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면서 "수남구역과 송평구역 사이의 수성천 강둑에서 올 겨울에만 여러 차례 굶어 죽은 시신이 발견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수남장마당 인근의 수성천은 영하 20도의 강추위에 꽁꽁 얼어붙었다"면서 "집 없고 먹을 것 없는 노인들과 어린 아이들이 수성천가에 비닐(하우스)로 된 움막을 짓고 살다가 굶주림과 추위로 인해 동사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들은 2월 16일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을 앞두고 아사사건이 발생하자 보안서와 의료기관에서 아사자 발생 사실 차단에 나섰다면서 사망사건을 동사와 병사로 일괄 처리하는 한편 주민들에게는 아사사건에 대해 일체 발설하지 말도록 엄포를 놓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에서 식량구호 사업을 하고 있는 세계식량계획은 자유아시아방송의 문의에 5일 아는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이 지난해 8월 일본 매체 아시아프레스의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제대 군인 2명이 기차를 타고 집으로 가던 중 기차가 전기 사정으로 지체하면서 보름이 되도록 집에 도착하지 못하자 기차 안에서 영양실조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