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역기관들 충성자금 마련에 심한 압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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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외화벌이 기관들이 '충성의 자금' 마련으로 인해 심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이 연간사업 총화시기를 늦추어가며 외화벌이 실적을 다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5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도 안의 외화벌이 기관들과 청진시에 사무소를 둔 중앙급 외화벌이 기관들의 충성의 자금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얼마 전 중앙에서 이러한 경쟁을 유도하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해마다 1월에 있던 외화벌이 단위들의 연간사업총화를 2월말로 미룬다고 결정했다"며 "이런 결정과 함께 2월말에 있을 사업총화에서 외화벌이 실적에 따라 무역단위 재지정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중앙에서 더 많은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사업총화 기간까지 늦춰가며 외화벌이 기관들의 목을 조이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무역과 관련된 모든 사업을 '충성의 외화벌이'라고 명명한 것도 부담감을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나라에서 '충성'이라는 표현은 최고 지도자의 존엄과 직결돼 있다"며 "김일성 시대 말기에 사라졌던 '충성의 외화벌이'라는 표현을 다시 끌어 낸 것은 외화벌이 실적을 곧 김정은에 대한 충성도로 평가하겠다는 의도"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8일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의 한 외화벌이부문 간부소식통은 "정말 고향에 두고 온 가족만 아니라면 한국으로 망명한지 오랬을 것"이라며 "본부로부터 늘 외화벌이 과제 압박을 받아왔지만 요즘처럼 어려운 때도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본부에서는 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하는데 정작 그 수단과 방법이 무엇인지를 그들도 알지 못하고 있다"며 "오죽하면 하루 10시간을 일하고 난 여종업원들을 술집과 노래방에까지 내보내겠냐?"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소식통은 "본부에서는 연간사업총화가 있기 전인 2월 중순까지 자금 과제 1만 불을 수행 못하면 당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협박을 하고 있다"며 "1만 불이면 내가 책임진 종업원들 4개월 동안 번 돈을 다 합쳐도 모자라는 액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중국에 파견된 다른 외화벌이 간부들도 다 같은 고충을 안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제재는 저들(김정은)이 자초해 놓고 애꿎은 우리 외화벌이 간부들만 죽어 나가게 목을 조이고 있다"고 맹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