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의주세관에 대형 방역설비 설치…무역재개 신호?

북한 신의주 세관에 설치할 방역설비를 실은 북한 선박이 중국 뚱강항을 떠나 북한으로 향하고 있다.
북한 신의주 세관에 설치할 방역설비를 실은 북한 선박이 중국 뚱강항을 떠나 북한으로 향하고 있다. (RFA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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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신의주 세관에 차량용 방역설비를 서둘러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의주 세관에 설치할 대형 방역장비를 실은 선박이 중국 단동 근처 뚱강항을 출발해 신의주에 도착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간부 소식통은 8일 “신의주 세관에 화물 소독용 방역설비를 설치하느라 요즘 분주하다”면서 “이 방역설비는 중국에서 신의주 세관으로 들어오는 화물차량과 적재 화물을 동시에 소독할 수 있는 대형방역설비”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신의주세관 간부인 지인을 통해 이달 초에 세관에 중국에서 오는 화물차량을 화물을 실은 채 동시에 검사하고 소독하는 설비를 세운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신의주 세관에 세울 방역 설비들을 지난 5일 압록강 건너편 중국 단둥에서 (뚱강항을 거쳐) 배로 운반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해 말 신의주세관은 중국에서 입국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비루스 감염 검사를 할 수 있는 방역 장치를 설치했었다”면서 “하지만 세관당국이 코로나사태로 국경을 닫은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의 화물과 차량을 동시에 방역검사를 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단동과 신의주의 대방들과 돈주들 속에서 머지않아 단동과 신의주 세관을 통해 북-중 무역이 서서히 재개될 것이라는 말들이 돌았는데 이번 대형 방역장비 설치로 그 말이 사실로 굳어가고 있다”면서 “다만 언제부터 무역을 재개할 것인지, 무역량은 어느 정도나 될 것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혀진 게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방역장비를 운반한 북한 선박은 건너편 중국 뚱강항에 선박을 붙이지 못한 채 해상 기중기로 방역설비를 옮겨 실었다”면서 “운반선에 오른 선원들도 코로나비루스 방역규칙 때문에 한 달간 하선하지 못하고 배 위에서 생활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동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8일 “며칠 전 북조선에서 화물차량용 대형방역설비를 들여갔다”면서 “이 설비들은 신의주세관에 설치되어 중국에서 북조선에 들어가는 차량과 화물을 검사하고 동시에 소독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들어 단동 등 변경지역에서는 중-조 무역이 재개된다는 소식과 함께 압록강 유역을 오가는 북조선 선박들의 움직임이 분주해 졌다”면서 “지난 5일에는 뚱강항에서 북조선 세관에 설치할 방역설비를 선박기중기로 옮겨 싣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조선이 신의주 세관에 차량용 방역설비를 설치하는 것을 보면 춘절이 지나면 중-조 세관이 조건부로 문을 열고 무역을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가 사실인 것 같다”면서 “사람의 왕래는 여전히 금지되지만 차량에 의한 물류 이동은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북조선이 신의주세관에 대형 방역설비까지 설치하느라고 많은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에 검사비와 소독비 명목으로 얼마나 많은 돈을 요구할지 알 수 없다”면서 “하지만 검사비와 소독비 등 통관비용보다 무역중단으로 인한 양국 무역 대방들의 손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세관이 부분 개통되면 무역 화물이 밀려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