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주민들이 온갖 편법을 이용해 국가대상건설 동원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당국이 각종 건설현장에 필요한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9일 “요즘 각급 공장기업소 단위들에서 국가대상건설과 지방대상건설에 투입될 인력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의 종업원들이 이런 저런 핑계로 노력동원을 회피하면서 건설 현장에 인력을 조달하느라 비상이 걸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평양수도건설을 비롯한 원산-갈마해양관광지구건설, 삼지연군건설과 같은 대규모 국가대상건설들이 한창 진행 중에 있다”면서 “일부 건설장은 안전을 위해 겨울철 공사를 임시 중단했지만 3월초부터 공사를 재개해야 하는데 인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난해 공사현장에 투입되었던 사람들이 다시는 건설현장에 나가려 하지 않아 기업소들마다 삐레트(제비뽑기)를 뽑으며 애를 먹고 있다”면서 “특히 종업원 숫자가 적은 소규모 무역회사와 외화벌이 단위들은 현금을 바치는 대신 타 직장의 노력을 물색해 담당공사장에 동원노력으로 내보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규모가 큰 1급~2급 기업소들도 대상건설인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라면서 “작년에 원산-갈마해양관광지구건설과 고산종합과수원공사에 동원되었던 인원들이 고된 노동과 부실한 식료품 보급으로 매우 힘든 경험을 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국가대상건설장의 노동 상황을 보면 최소한의 보급물자도 보장되지 않는데다 변변한 식당도 없어 눈비를 맞아가며 공사현장에서 노천식사를 해야 하는 형편”이라면서 “일부 동원노력은 현장에 도착한지 하루 만에 탈출한 다음 대상건설현장에는 죽어도 못 가겠다고 버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도내 대상건설의 하나인 어랑천발전소 건설에 동원될 인력모집이 한창”이라면서 “도당위원회가 어랑천 4호발전소건설을 계획된 기일 내에 끝내야 한다면서 인력 모집을 독려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함북도당에서는 어랑천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노력과 자재, 물자들을 도 산하 기관들과 시, 군, 구역, 공장, 기업소들이 분담해서 원만히 보장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하지만 대상건설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공사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 100명이 필요한 공사에 노력이 30여명만 확보되어도 대단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는 게 현실”이라면서 “각종 대상건설에 동원되는 것을 피하려면 1인당 내화 2천만 원(1,500위안)을 바쳐야 하는데 이런 큰 돈을 바치더라도 일단 대상건설동원을 회피하려는 사람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렇게 국가대상건설 동원을 피하는 북한 주민들이 늘어나자 북한 당국은 최근 대학생들까지 공사 현장에 동원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4일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김일성종합대학, 김책종합대학, 원산농업종합대학 등 북한 전역의 대학에서 수천명의 학생들이 삼지연군 건설 현장에 동원됐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