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어린이, 김정일생일 당과류선물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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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김정일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16일)에 소학교까지의 어린이들에 당과류를 특별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공급되는 당과류의 품질이 너무 떨어져 어린이들이 외면하는 바람에 선물용 당과류가 장마당에서 싸구려 취급을 받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1일 “2월 16일 광명성절을 기념하여 어린이들에게 당과류 공급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당국에서 주는 당과류의 질이 가내수공업 제품만도 못해 어린이들과 주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과거 2월 16일(김정일생일)과 4월 15일, 김일성생일에 공급되는 당과류는 최상의 품질을 자랑했다”면서 “다양한 맛과 모양의 사탕과 과자, 단묵, 콩사탕, 비스켓 등 모두 16가지의 고급당과류를 전국적으로 통일해 공급해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지금의 최고존엄(김정은)이 집권한 뒤로 어린이용 당과류선물의 질이 점점 떨어지더니 이제 장마당에서 흔하게 팔리는 과자만도 못하게 되었다”면서 “과거에는 중앙에서 주도권을 갖고 통일된 고급 원자재를 공급해주었으며 생산도 국영공장에서 일률적으로 했는데 원자재 공급과 생산을 각 지방 단위에 자체재량으로 떠맡기면서부터 당과류품질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올해 1월 8일 김정은 생일에 공급된 당과류는 장마당에서 내화 8,000원~10,000원에 거래되었다”면서 "장마당에는 가내수공업자들이 만든 질 좋은 당과류가 많아 선물용 당과류는 눅은(싼) 값에도 팔리지 않게 되자 장사꾼들은 농촌으로 가져가 팔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요즘 청진시 장마당에서 입쌀은 kg당 4,500원~5,500원, 강냉이는 1,800원~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일부에서는 공급용 당과류가 잘 팔리지 않자 강냉이 4kg, 아니면 입쌀 2kg과 현물거래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2일 “광명성절을 맞아 오는 14일 어린이들에게 당과류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하지만 올해 1월부터 당과류 공급이 줄어들고 품질마저 떨어져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일 시대에는 어린이들에게 공급하는 선물당과류의 가짓수가 16가지로 보기도 좋고 품질도 좋았다”면서 “하지만 김정은 집권 후 당과류선물은 5가지로 줄어든데다 재료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맛이 없고 어린이들도 외면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과거에 일반주민들은 명절 선물용 당과류가 아니면 사탕이나 과자를 구경하기조차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요즘엔 돈만 있으면 장마당에서 고급당과류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데 누가 허접한 당과류 선물을 기다리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엔 웬만한 어린이들도 당에서 공급하는 당과류선물을 반기지 않는다는 사실이 전해졌는지 중앙에서도 당과류 공급에 대해 요란하게 선전하지 않는다”면서 “지난 김정은 생일 때부터 ‘당과류선물’이라 하지 않고 ‘당과류공급’이라고 명칭을 바꿨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