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김정일생일 행사동원으로 생계에 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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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김정일생일(광명성절 2/16)을 전후해 특별경비주간을 설정하고 주민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일생일기념 정치행사들에 주민들을 동원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5일 “요즘 광명성절을 맞아 당국에서 각종 정치행사들에 주민들을 동원해 주민들이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장사든 노동이든 매일 같이 생계 활동을 해야만 식량을 마련할 수 있는 주민 입장에서는 행사 동원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광명성절을 전후해 각종 충성의 노래모임과 무도회, 영화문헌학습까지 겹치면서 주민들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면서 “여기에다 광명성절(2/16) 전날인 15일부터 이번 주말(2/20)까지 특별경계령이 선포되어 주민들이 인근 장마당에 나가 장사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명절 전에는 장마당 입쌀가격이 한 키로에 4,000원, 강냉이가 2,600원에 거래되었다”면서 “하지만 20일까지 광명성절 특별경계령이 내려지자 장마당에 식량장사꾼들이 줄어들고 입쌀은 키로당 4,400원, 강냉이는 2,900원까지 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앙에서는 광명성절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김정일 우상화에 여념이 없지만 주민들은 당장 내일 먹을 것이 없는데 명절이 대수냐고 반발한다”면서 “수령의 위대성을 선전하기 전에 주민들이 먹고 살아갈 대책을 먼저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6일 “광명성절을 맞아 당국의 요란한 선전활동과 함께 각종 행사 동원이 많아 주민들이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웬 일인지 모르겠지만 광명성절에 즈음해서 장마당 식량과 식품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 몇일 사이 북창군 장마당에서 입쌀 한 키로에 내화 3000원 하던 것이 3400원으로 올랐고 콩은 키로 당 3200원, 강냉이2500원, 콩가루 4000원, 좁쌀 3200원, 팥, 기장은 3000원에 팔리고 있다”면서 “공장술은 한 병에 5000원, 개인이 주조한 술은 3000원이고 식용유와 고기 등 명절용 식품은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에서는 주민들의 생활고는 돌아보지도 않고 매일같이 광명설절기념 충성의 노래모임이다, 김정일 관련 영화문헌학습이다 하면서 주민들을 오라가라 하며 귀찮게 한다”면서 “추운 겨울에 고기는 고사하고 식용유 1병도 마음대로 구입하지 못하는 주민들에게 대체 광명성절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한편 장마당 개장 시간은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평안북도의 경우 주말 주중 관계 없이 오후 2시부터 6시, 함경북도나 평안남도 일부 지역은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