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제 여파가 북한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생계를 장마당에 의존하는 주민들은 당국의 황당한 선전을 믿었다가 낭패를 보게 되었다며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22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장마당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민들 속에서 당국의 선전이 황당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면서 "생계가 팍팍해진 주민들은 '황당증'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당국의 거짓 선전을 비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황당증이란 말은 말 그대로 주민들이 당국의 황당한 선전에 속아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된 현 상황을 반영한 신조어"라며 "과거 고난의 행군 시절 집 잃은 주민과 청소년들을 '꽃제비'라 부르고 김씨일가를 '화학 돼지', 배급중단은 '미공급', 실직 남편은 '낮전등' 일할 수 없는 노인을 '나일론 실' 등으로 묘사한 은어가 다시 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겨울 추위에 더해 중국의 경제제재가 본격화 되면서 주민들의 생계가 달린 장마당 경기가 얼어붙었다"면서 "현재 장마당에서 생필품 거래는 거의 끊기고 일부 식량만 간간히 거래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그나마 조금씩 거래되는 식량도 중국이 문을 열지 않는다면 언제까지 버틸지 알 수 없다"면서 "가격이 더 오르기를 기다리는 돈주들이 식량을 장마당에 조금씩 풀어놓고 있어 당국의 큰 소리를 믿었던 주민들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작년에 당국에서는 새해 들어서면 미국과 중국이 경제제재를 풀 수 밖에 없고 인민생활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며 큰 소리를 쳤다"면서 "그런데 대북제재가 완화되기는 커녕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는 현실에 당국에 또 다시 속았다며 원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같은 날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현재 장마당이 거의 멈춰 서다시피 해 주민들의 고통이 상당하다"면서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나 오로지 중국의 제재가 언제 풀릴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90년대 고난의 행군 등 어려운 고비는 여러 차례 있었으나 지금처럼 장마당이 한산한 것은 처음 본다"면서 "최근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지고 나서부터 주민들이 대북제재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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