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코로나 방역 담당자 횡포에 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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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코로나방역을 최우선시 하며 주민들의 생계활동까지 제한하고 있지만 당국의 방역은 형식적이고 눈가림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지방에서는 방역을 구실로 식사대접이나 뇌물을 요구하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3일 “지난 1월말 중앙에서 악성비루스전염병(코로나19)을 막기 위한 국가적인 비상방역조치를 더욱 철저히 시행하라는 지시가 하달 되었다”면서 “그런데 당의 방역 조치가 강화될수록 방역성원들의 횡포가 늘어나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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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말 배포된 북한의 코로나감염증 방역사업 개선에 대한 내부 자료. RFA PHOTO

소식통은 “도 방역당국에서는 코로나악성비루스가 변이되어 더 기승을 부릴 것에 대비한다며 도내 각 지역에 방역성원들로 구성된 규찰대와 검열반을 파견해 방역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면서 “선제적이고 전면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로 강력한 방역장벽을 구축할 데 대한 (중앙)당의 지시를 관철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검열에 나선 방역성원들은 방역 현장에 나가서 방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문제를 시비하며 횡포를 부리고 있다”면서 “방역 실태 검열을 핑계로 주민들의 짐을 검사해 식품 등 쓸만한 물품이 있으면 몰수하는가 하면 생계를 위해 근거리로 이동하는 주민들을 붙잡아 놓고 풀어주는 대가로 뇌물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원래 정해진 검열 주기는 1주일에 1회만 하게 되어있고 검열 시간은 따로정해지지 않았다”면서 “그런데도 방역성원들은 시도 때도 없이 공장 기업소와 인민반에 들이닥쳐 소독수 비치 상태와 주민들의 마스크 착용 실태를 검열하며 가차없이 벌금을 물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2월초에 청진시 청암구역 방역성원들이 직하협동농장의 소독수 비치 상태를 불시에 검열했다”면서 “작업반마다 7kg~10kg의 소금물을 끓여 소독수를 비치하도록 되어 있는데 검열성원들은 비치된 물이 소독수가 아닌 그냥 물이라고 판정하면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직하농장은 수령의 교시(현지지도) 단위여서 방역에 문제가 제기되면 그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농장 간부들은 방역성원들을 무마하느라 농장에서 키우던 닭을 잡아 요란한 식사대접을 하고 나서야 문제를 해결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4일 “요즘 중앙의 지시로 세계적인 보건위기상황에 대비한 국가비상방역태세를 재점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장에서 방역 지도를 해야 할 방역성원들이 기관 기업소와 인민반을 찾아다니며 방역을 핑계로 온갖 트집을 잡아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방역성원들은 주민들이 착용한 마스크가 실제로 방역에 효과가 있는 제대로 된 마스크인지 여부는 따지지 않고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코끝이 드러난 사람들을 단속해 내화 5천원, 입 주변이 보이면 1만원, 입이 완전히 드러나게 턱에 걸치고 있으면 5만원의 벌금을 물리고 있다”면서 “문제는 현금으로 거둬들인 벌금은 모두 단속성원들의 호주머니를 불린다는 데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영광군의 한 안전원이 길을 가다가 방역성원에게 마스크 착용 불량자로 단속되었는데 해당 방역성원에게 거칠게 항의하다 중앙당에까지 신고 되어 해임철직에 이어 오지추방까지 당할 정도로 방역성원들의 권한이 막강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1일 기준 북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세계보건기구(WHO) 측에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총 1만3천259명에게 샘플, 즉 시료 2만6천244개를 채취해 검사했다는 발표 이후 현재까지 북한 내 검사 인원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의 에드윈 살바도르(Edwin Salvador) 평양사무소장은 지난 16일 지난해 말 이후 북한 내 코로나19 검사 인원수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세계보건기구 주간보고서의 모든 정보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전달받은 정보에 기초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All information that appears in the weekly WHO report is based on information that we receive from the government.)

북한 당국은 여전히 북한 내 코로나19 발병이 전혀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말 양강도 혜산에서도 40여명의 코로나 의심 환자를 강제 격리시키는 등 북한 내 발병 의심 사례는 앞서 수차례 전해진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