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19로 국가 경축행사 줄줄이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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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코로나19, 즉 신형코로나사태로 인해 국가적인 행사를 줄줄이 취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을 경축하는 전국 ‘백두산상체육대회’와 ‘2월의 봄 예술축전’이 중앙의 결정으로 취소되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의 한 주민소식통은 25일 “요즘 확산되고 있는 신형코로나비루스 사태로 광명성절(김정일 생일) 경축행사가 대부분 취소되었다”면서 “전국적인 범위에서 진행하던 가장 큰 행사인 ‘백두산상체육경기대회’와 ‘2월의 봄 예술축전’이 무산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2월의 명절을 맞아 진행하는 ‘백두산상체육경기대회’는 지난 1977년 2월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는 전국 규모의 체육대회”라면서 “올해로 43년 째가 되는 ‘백두산상체육경기대회’가 신형코로나사태로 인해 처음으로 취소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백두산상체육경기는 휘궈(피겨), 호케이(아시스하키), 속도빙상(스피드 스케이트), 스키 등 겨울철 체육종목과 농구, 배구, 마라손(마라톤) 같은 국방체육종목과 민속경기종목 등 30여가지로 경기를 치룬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백두산상체육경기대회는 공화국 최고의 명절에 치룬다는 의미가 있는데다 각 지방에서 조별 예선을 거쳐 최종결승에 진출한 선수들만 평양에서 결승전을 치르기 때문에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면서 “각 도에서 선발된 우수한 선수들이 백두산상체육경기대회 결승에 참가해 최선을 다해 경기하는 모습이 볼만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신형코로나사태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각도별 ‘백두산상체육대회’ 예선경기는 관중이 한 명도 없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었다”면서 “아쉬운대로 평양결승전에 참가하기 위해 예선경기를 이어가던 중 중앙의 대회 취소결정이 내려지면서 각 부문별 체육선수들은 허탈감에 빠져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의 또 다른 소식통은 24일 “광명성절에 열리는 주요 경축행사인 백두산상체육대회가 취소되기는 43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때문에 평양시민들 속에서 신형코로나에 대한 공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신형코로나 사태로 인해 당국이 ‘백두산상체육경기대회’를 취소한데 이어 역시 중요한 경축행사인 ‘2월의 봄 예술축전’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면서 “국가적인 명절인 광명성절의 기념행사들이 모두 취소되는 바람에 평양 시민들도 이번 신형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실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2월의 봄 예술축전’은 국가가 주관하는 대규모 예술공연으로 평양시민뿐 아니라 전 인민이 기다리는 성대한 축전행사”라면서 “1974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일이 김일성의 유일한 후계자로 추대된 직후 시작된 경축행사이며 지금까지 한 번도 거른적 없이 해마다 개최되어왔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2월의 봄 예술공연도 각 도별로 진행된 예술경연에서 선발된 우수한 예술인재들이 최종결승을 평양에서 펼치게 된다”면서 “지역 예선까지 포함하면 거의 한달간 이어지는 예술공연으로 주민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본래 계획에 따르면 올해 광명성절 경축 예술축제는 1호행사로 지정되어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각 지방 예술경연대회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결선에 뽑힌 예술인재들은 중앙의 갑작스러운 취소결정에 매우 아쉬워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매체는 올해 '백두산상체육경기대회'와 '2월의 봄 예술축전'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