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최고 단계의 코로나비상방역체계의 와중에 지난 2일 식수절(식목일) 나무심기 행사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형식적인 보여주기 행사에 불과한 나무심기에 동원된 데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3일 “어제(2일) 식수절을 맞아 국토환경보호성의 지시로 전국에서 나무심기운동이 진행되었다”면서 “하지만 주민들은 나무심기가 실효성 없는 선전성 행사에 불과했다며 당국의 형식적인 나무심기운동을 비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도내 각 기관 기업소와 사회단체, 인민반 주민들은 중앙의 지시에 따라 해당 지역에 마련된 양묘생산사업소에서 묘목을 인수한 다음 산으로 가서 묘목을 심었다”면서 ”그런데 양묘생산사업소에서 내준 묘목이 아직 옮겨 심을 만큼 자라지도 않은데다 추운 날씨 탓인지 생육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올해는 지난해 태풍 피해의 주된 원인이 산림 황폐화때문이라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나무심기의 중요성이 유난히 강조되었다”면서 “청진시내의 공장, 인민반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동원되어 묘목을 인수하고 이를 산으로 운반하느라 고달픈 하루를 보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민들에게 할당된 나무심기 장소가 무작위로 정해지는 바람에 일부 주민들은 먼 거리를 이동해 묘목을 심어야 했다”면서 “30리가 넘는 거리를 무리지어 이동하는데 당국에서는 마스크를 필히 착용하라는 지시 말고는 코로나 방역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나무심기를 독려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에서는 동원된 주민들에게 점심식사는 물론 식수에 필요한 도구조차 보장하지 않아 주민들은 자체로 벤또(도시락)와 식수에 필요한 바께쯔와 삽 등을 준비해야 했다”면서 “대부분의 주민들은 당국에서 강조하는 나무심기에는 관심이 없고 준비해온 벤또를 나눠 먹으며 코로나사태로 움츠렸던 기분을 푸는 들놀이(소풍)를 나온 분위기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지난 2일 “오늘 식수절(3월 2일)을 맞아 기관, 기업소, 인민반별로 나무심기 동원령이 내려졌다”면서 “중앙에서 지난 해 몰아친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의 원인이 모두 산림황폐화에 있다며 전인민이 나무심기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곽산군당위원회는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나무심기에 나서라’며 산림조성사업에 대한 당의 방침을 하달했다”면서 “이에 각 기관 기업소, 인민반, 학생들은 지정된 산에 올라가 1인당 50그루의 묘목을 심어야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른 아침부터 나무심기에 나선 주민과 학생들은 리어카(손수레)와 달구지를 동원해 나무심기에 쓸 퇴비와 묘목을 싣고 길거리에 나서는 바람에 길거리가 사람들로 혼잡을 이루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그동안 이동제한 조치로 답답한 날들을 보내다 모처럼 야외에 나와서 그런지 들뜬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산에 나무심기가 효과를 보이려면 튼실한 묘목을 골라 땅을 깊이 파고 심어준 다음 퇴비와 물을 주고 잘 다져 주어야 하는데 동원된 주민들은 나무심기에는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다”면서 “나무심기행사가 오후 1시경에 끝나고 산림경영소에서 묘목을 제대로 심었는지 검열했는데 검열성원들도 묘목이 제대로 심어졌는지는 살피지 않고 기관 기업소 간부들이 준비해온 벤또와 술을 즐기면서 식수절 행사를 마감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