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청년들의 군복무 기피현상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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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에서 군복무 기피현상이 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올해부터 군인들의 노동당 입당 비율을 축소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북한 청소년들이 초모생(신병) 모집을 피하기 위해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7일 “요즘 초모시기가 다가왔는데도 군입대를 회피하려는 청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면서 “올해부터는 군에 입대해서 충실히 복무해도 당원이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년들이 군입대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마다 이맘때면 고급중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과 10대 후반의 사회진출자들이 군사동원부에 들락거리며 입대 준비를 해왔다”면서 “그러나 올해에는 입대 청원자(희망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군사동원부 당국자들이 대책마련에 바빠 맞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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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당국이 내건 군입대 장려 포스터 사진 (RFA 자료사진)

소식통은 이어서 “올해에는 초모대상자들 속에서 신체검사에서 불합격을 받아 초모생에서 제외되는 방법까지 은밀하게 퍼지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간염이나 결핵환자들은 초모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신체검사 직전에 간장을 한 병 통째로 마시고 간수치를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신체검사에서 불합격판정을 유도하는 경우도 적발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올해의 초모대상자 중 상당수가 군대생활을 하기에는 힘겨울 만큼 영양상태가 나쁘고 키와 몸무게가 기준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더구나 올해부터 최고 존엄의 지시로 군인들의 입당비율이 축소된다는 소식까지 알려지자 건강한 청년들도 초모생 신체검사 담당자에 뇌물을 고여서라도 없는 병을 만들어 초모를 기피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원래 고난의 행군을 거치며 북한군의 신체검사 기준이 키 145cm, 몸무게 45kg이었지만 2019년부터 상향 조절되어서 키 150cm, 몸무게 50kg으로 변화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현재 북한군 병력은 건설부대까지 포함하여 약 12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키 148cm되는 남자도 몸무게가 기준에 부합되거나 넘으면 군대에 나간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8일 “요즘 청년들은 당에서 군사복무를 조국보위의 첨병이라며 장려하고 있지만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군대초모에 나서지 않고 있다”면서 “군에서 10년을 복무하고 나도 (노동당)입당 기회마저 사라지고 아무것도 얻을 게 없어지자 입대를 회피하려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북한군의 복무 기간은 평균 남자 10년, 여자 6년으로 알려져 있지만 병종별로 달라 특수병종의 경우 복무기간이 13년에 달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대부분의 초모생은 고급중학교 졸업반 남자들로 올해 도내 졸업생중에서 평균 한 학급에서 고작 4-5명이 입대 청원을 하고 있다”면서 “졸업생 절반가량이 입대하겠다고 나서던 예년의 초모 분위기가 식어버리자 당국에서는 졸업생 중 대학과 사회진출자 중에서 입대대상자를 늘이는 방안을 내놓았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요 몇 년 사이에 자식이 군대를 가면 부모가 입대를 한 것처럼 온가족이 큰 경제적 부담을 안게 되었다”면서 “대부분의 병사들은 군대 공급이 충분치 않아 식량과 물품구입 명목으로 집에서 정기적으로 돈을 보내줘야 영양실조를 면하고 군대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금까지 청년들이 군에 입대하면서 가장 기대하는 것은 제대를 앞두고 입당에서 우선권이 주어진다는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올해부터 최고 존엄의 지시로 사회의 노동현장에서 입당비율을 늘이고 군부대 입당비율을 줄이게 되면서 청년들의 군입대 기피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원래 군부대에서 입당하는 비율이 90%, 사회 생활을 하다 입당하는 게 10%였는데 김정은 총비서의 축소 지시로 군부대 입당 비율이 70%, 노동현장에서의 입당 비율이 30%로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입당 비율 변동의 배경은 군인보다 사회 생활을 하는 노동자에게 당 충성자금을 걷기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일부 초모대상자들은 오히려 탈북자 집안의 청소년 자녀들을 부러워하고 있다”면서 “당국에서 나라를 배반한 자들의 자식은 입대대상에서 제외시킨다는 방침에 따라 부모 중 한 사람이나 부모 모두가 탈북해 중국이나 한국에 있는 경우 그 자녀들은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되고 부모가 보내주는 돈으로 먹고 살기가 편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