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꽃제비중 아사자 연이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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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북제재에다 코로나사태의 장기화로 극심한 생계난을 겪고 있는 북한주민들 속에서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지방 행정기관에서는 아사한 주민을 장례절차도 없이 처리하고 있어 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0일 “이달 들어 청진시에서 아사사건이 여러 건 발생해 성난 주민들이 당국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특히 집없이 떠도는 꽃제비(노숙자)들이 굶주리다 사망했는데 관계 당국에서는 장례절차도 없이 시신을 처리하고 있어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5일 아침, 청진시내 ‘청진청년역’ 광장에서 30대로 추정되는 남성 꽃제비가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면서 “뼈만 앙상한 처참한 모습의 시신은 차가운 날씨에도 얇은 홑옷을 걸치고 있었고 발에는 신발도 없이 허름한 천조각이 감겨져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시신이 발견된 지점이 역전 광장인근 구석자리여서 시신처리는 청암구역 인민위원회가 맡게 되었다”면서 “구역안전부에서 나와 아사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구역 인민위원회 행정과를 거쳐 역전동사무소에 시신처리를 지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역전동사무소에서 올해 들어 처리한 꽃제비 시신만도 대여섯 건에 달한다”면서 “오갈 데 없는 꽃제비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역광장을 배회하다가 굶주림과 추위로 사망하면서 청진청년역 사무소측과 청암구역 인민위원회에 사이에서 시신처리를 두고 자주 시비가 붙는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길거리에서 사람이 죽으면 해당지역 안전부에서 신원을 확인하고 가족이나 소속 공장에 인계하게 되어있지만 꽃제비들은 신원 확인이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면서 “시신이 발견된 지점이 어디인가에 따라 해당 구간을 관리하는 기관이 맡아서 시신을 관에 넣어 간소하게라도 장례를 치르고 화장하게 되어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청진청년역 광장에서 발견된 꽃제비의 시신은 신원확인이 안되어 관도 없이 산에다 묻었다”면서 “시신을 화장을 하려 해도, 관에 넣으려고 해도 자금이 있어야 하는데 해당 동사무소나 청년역사무소 어디에도 그런 자금이 없어 시신을 내다 버리듯 매장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황해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1일 “요즘 꽃제비들의 사망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리면서 사리원시 주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면서 “사망한 꽃제비들은 가족이나 연고가 없다는 이유로 장례절차나 관도 없이 처리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주(16일) 사리원시 신창동 인근에서 모자 사이로 보이는 2구의 꽃제비 시신이 발견되었다”면서 “지역방역소와 안전부가 사망경위를 확인한 결과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40대)과 남자 어린이(7~8세)가 타도에서 들어와 떠돌이 생활을 하다 아사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그런데 해당 지역의 인민위원회 행정과에서 나와 꽃제비들의 시신을 당일로 처리했는데 관도 없이 거적에 말아 산에 묻었다”면서 “주민들은 굶주림으로 죽어간 꽃제비들이 마지막 가는 길에 밥 한 그릇 차려주는 절차도 없이 시신을 갖다 버렸다며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