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접경지역서 중국차량 겨냥 절도행위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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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접경지역에서 중국차량을 겨냥한 절도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화물을 싣고 북한에 들어온 중국 차량을 대상으로 한 화물과 번호판 도난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5일 "최근 접경도시들에서 북·중 간을 오가는 중국 차량들을 대상으로 한 절도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조선에 들어오는 중국 화물차가 늘어나면서 화물차에 실린 물건을 탈취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시에서 떠돌던 부랑자들이나 꽃제비들이 이제는 회령이나 남양세관부근의 국경지역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그들은 중국에서 짐을 싣고 세관을 통과한 중국차량을 골라 물품을 훔치고 물품이 없으면 차량 남바(번호판)라도 탈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3월말이 되면서 접경지역에 중국 화물차량들이 눈에 띄게 늘었는데 중국 차량들의 번호판 도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평소 오후에도 조선에 들어왔다 야간에 중국으로 귀환하던 중국차량들이 도둑떼의 습격 때문에 야간운행을 꺼려해 다음날 아침 일찍 출국하도록 시간을 조절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예전에도 꽃제비들이 국경인근에서 중국차량의 번호판을 훔쳐다가 수십 개씩 쌓아놓고 운전수가 돈을 내놓으면 돌려주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중국인 운전수의 분실신고를 받은 보안원이 꽃제비들을 찾아가 돈을 주고 차량 번호판을 되찾아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꽃제비들은 훔친 차량번호판을 1개당 중국 인민폐 30위안을 받고 돌려주고 있다"며 "중국인 운전수들은 잃어버린 번호판을 다시 발급받으려면 돈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둑맞은 번호판을 돈을 주고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차량을 목표로 하는 절도행위가 국경인근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차량번호판은 물론 싣고 온 물건을 훔치는 절도행위가 다양한 형태로 벌어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처럼 중국 화물차에 대한 절도행위가 극성을 부리자 국가보위성이 중국차량을 대상으로 한 절도행위는 국가의 위상을 훼손하는 엄중한 범죄라며 단속에 나섰다" 면서 "하지만 도둑들은 주거지나 연고가 없는 꽃제비들이어서 수사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중국 차량을 대상으로 한 물자 탈취행위는 비단 꽃제비들 뿐 아니라 군인들에 의해서도 빈번하게 저질러진다"면서 "먹을 것과 물자가 부족한 군인들이 고갯길이나 굽이 길에서 속도가 떨어진 중국화물 차량을 습격해 화물을 탈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