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주재 북한무역일꾼 부부 의문의 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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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심양에 파견된 북한 무역주재원 부부가 지난 3월중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영사관측은 이들 부부가 괴한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주장하지만 현지에서는 사건 배후를 두고 각종 억측이 나오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심양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1일 "지난달 중순 심양에서 북조선무역주재원 부부가 괴한에 의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그런데 아직도 이들 부부 피살사건의 정확한 내용과 범인에 대한 윤곽조차 밝혀지지 않아 사건배후에 대한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무역주재원 부부는 50대 후반의 무역간부로 중국에 파견된 지 3년이 넘었다”면서 “해외파견근무를 마치고 본국으로 철수하려다 코로나전염병이 발생했고 심양 집에서 귀국을 위해 대기하던 중 의문의 살해를 당한 것”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조선 심양영사관 측은 무역주재원부부의 죽음을 현지 조폭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정리했다"면서 "사망한 북조선 무역주재원이 도박과 유흥으로 타락한 생활을 하다가 현지 조폭과 연계된 이권문제에 얽혀 살해당한 것으로 평양에 보고했다"고 말했습니다.

심양영사관 측과 인맥이 있는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나 사망한 북조선 무역간부는 술과 도박과는 거리가 멀고 매우 충성스러운 무역 간부였다는 게 그를 아는 현지인들의 증언"이라면서 "다만 그들은 작년 코로나사태가 시작되면서 무역교류가 차단되어 과제금을 많이 밀렸고 생활비도 모자라 주변에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타살된 북조선 무역주재원부부는 국경이 열리면 언제라도 귀국할 예정이었다"면서 "한 번 귀국하면 다시는 외국으로 출국할 수 없는 나이인데다 과제금 미납으로 상당한 책임추궁을 당한 것을 염려한 부부가 외국으로 탈출을 시도하다 사전에 발각되어 살해된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변경도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2일 “요즘 대련(다롄)과 심양(선양)의 북조선 주재원들과 무역관계자들은 무역주재원부부 피살사건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속에서 이번 사건의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하고 있다”면서 “귀국을 앞둔 북조선 무역주재원 부부가 외부세계로 탈출을 시도하다가 북조선 보위원의 정보망에 걸려 체포나 조사 절차도 없이 강도사건을 위장해 살해된 것으로 믿는 사람들이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심양영사부는 무역일꾼부부의 사망을 현지인과의 돈거래마찰로 피살되었다고 평양에 보고했다”면서 “무역주재원부부가 탈출을 시도했다면 북조선심양영사부도 연대적 책임을 져야 하기때문에 현지인과의 이권다툼으로 사건의 원인을 변질시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원인과 배후는 지금까지도 하나도 분명하게 밝혀진 게 없다”면서 “내가 직접 현지 공안에 이번 사건에 대해서 전화로 문의를 했는데 범인은 어떤 사람인지, 살해 이유는 무엇인지, 시신은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 기본적인 사건조사결과도 말해주지 않고 심양의 북조선영사관에 문의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지 공안이 사건을 접수는 했지만 다른 북한 관련 사건과 마찬가지로 쉬쉬하면서 상황을 숨기는데 급급한 모양새라며 심양 현지 언론에서도 이번 살인사건이 보도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