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제대군인들을 힘든 노동현장에 집단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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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군복무를 마친 군인들을 노동강도가 센 작업장에 무리배치하고 있어 제대를 앞둔 군인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달 당세포비서대회 이후 제대군인들을 어렵고 힘든 국가건설장이나 광산 등에 집단 배치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6일 “요즘 당국이 군복무를 마친 제대군인들을 힘든 노동현장에 무리배치를 하고 있다”면서 “제대군인들은 군복무로 황금 같은 청춘시기를 나라에 바쳤는데 또 다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달부터 제대군인들에 대한 무리배치가 시작되면서 제대군인들의 불만이 높다”면서 “17세에 고급중학교를 졸업하고 군에 입대한 청년들이 10년이상 만기 복무하고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노동강도가 센 탄광, 광산, 건설장 등에 배치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면 석탄수출 실적이 있는 덕천탄광이나 순천탄광 등에는 제대군인들이 수백명에서 수천명 단위로도 배치된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또 “최고존엄(김정은)이 ‘청년들을 시대의 주인공으로, 총진군대오의 전열에 내세워야 한다’고 촉구함으로써 제대군인들의 무리배치를 지시한 셈이 되었다”면서 “일부 제대군인들은 10년동안 군대에서 고생한 대가가 무리배치냐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더욱 분통터지는 것은 이번 무리배치를 제대군인들이 자발적으로 탄원한 것으로 조직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당세포비서대회 후 당정책으로 제대군인들을 힘든 현장에 집단으로 배치하기로 정 해놓고 탄원궐기대회를 개최하는 등 제대군인들이 어렵고 힘든 분야에 배치되는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위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김정은시대에 들어 군부대의 식생활문제가 전보다 악화되면서 자식이 입대하면 부모가 함께 군사복무를 한다는 말까지 돌 정도로 힘들게 군사복무를 해야 했다”면서 “그렇게 10년을 견딘 군인들에게 무리배치라는 부담을 안겨주니 그들은 도대체 어디에 하소연해야 되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7일 “요즘 당국이 제대군인들을 무리배치하면서 제대군인들과 주민들 속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탄광과 광산, 건설장 등 어렵고 힘든 단위에 배치된 제대군인들은 집에도 들리지 못하고 배치된 작업장으로 가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입대한 자식의 10년 군복무가 끝나기를 학수고대하던 주민들은 제대하자 마자 무리배치된다는 소식에 허탈감에 빠져있다”면서 “이들은 배치지에 도착해서도 숙소와 식량문제가 미처 해결되지 않아 집단합숙을 하며 군대생활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일부 힘있는 간부집 자식이나 돈 많은 집 자식들은 미리 대학(입학)추천을 받아 모두 빠져나가고 서민의 자식들만 무리배치를 받는다”면서 “당국에서 선전수단을 통해 청년들이 사회주의 건설의 주요 분야에 나서야 한다고 독려해도 광산이나 국가대상건설장에 자원자가 없으니 제대군인들을 강제로 배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상부에서 모든 부대들에 매해 대학에 갈 소수의 제대군인 인원수를 정해준다면서 주로 군복무를 잘한 당원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에서는 제대군인들을 소속 부대별로 모아 단체로 궐기모임을 가지고 (무리배치를) 탄원하도록 조직하고 있다”면서 “궐기모임에서는 당세포비서대회의 결정 관철을 위해 청춘의 신심과 혁명정신을 발휘해 무리배치를 탄원한다고 소리 높여 외치지만 진심으로 무리배치를 자원하는 제대군인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