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의 자살사건이 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북한 인민무력부 산하 건설업체 소속으로 올해 초 남부 시베리아 케메로보주 건설현장에 파견되었던 근로자 한 명이 지난 6일 목을 매 자살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의 한 고려인 소식통은 10일 "지난 4월 8일 블라디보스토크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 한 명이 자살한데 이어 이달 6일 러시아 남부 시베리아의 케메로보주 중심지 케메로보시의 한 건설현장에서 북한근로자가 자살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면서 "자살한 사람은 올해 북한군부 소속 외화벌이 회사가 러시아에 파견한 근로자"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케메로보시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은 단체 복장을 하고 집단숙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 눈에도 북한 근로자임을 알아볼 수 있다"면서 "군부 소속의 건설업체에서 파견된 젊은 근로자 중에서 자살자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동안 러시아 파견 북한근로자의 자살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북한당국의 파견 근로자에 대한 처우 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자살사건도 땀 흘려 일해도 돈을 모을 수 없어 빈손으로 귀국하게 된 근로자가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러시아 파견 북한 근로자들이 자살이나 탈출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는 당국이 부과한 과제금 압박과 빚에 쪼들리는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서"라며 "김정은의 러시아방문 이후 과제금 부담을 줄여주고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던 근로자들은 국가에 바쳐야 하는 과제금이 오히려 늘어난 데 반해 일감은 줄어드는 상황에 절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근로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바는 돈을 벌지 못하고 빈손으로 귀국하는 것"이라면서 "과거에는 3~5년씩 노동 비자로 체류하며 일을 해 어느 정도 돈을 모을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3개월짜리 연수비자나 관광비자로 파견되면서 자비를 들여 3개월에 한 번씩 출입국을 되풀이 해야 하기에 돈을 모으기가 어렵게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고려인 소식통은 10일 "북한에서 나온 근로자 한 명이 건설현장에서 목을 매 자살하는 사건이 또 다시 발생해 동료 근로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특히 자살한 근로자는 앞길이 창창한 30대 젊은이로 파견근로자들을 마구잡이로 착취하는 당국에 대한 근로자들의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 근로자들은 집단으로 건설현장에 투입되고 집단으로 숙식하면서 열심히 일한 대가를 모아 목돈을 만들어 귀국할 날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면서 "개별 근로자 들의 처지는 헤아리지 않고 오로지 외화 과제 달성만 외쳐대는 북한당국을 보면 현대판 노예 노동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자살 사건이 발생한 케메로보시 건설현장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은 모두 머리를 기르고 있어 일반 노동자처럼 보이지만 군부 소속 건설회사의 근로자들은 모두 현역 군인 신분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외화사정이 급해 맞은 북한이 노동력이 우수한 현역군인들을 일반인으로 가장해 해외 노동현장에 파견하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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