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북한당국이 마약단속을 구실로 주민들의 이동제한 등 통제를 부쩍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안원들이 열차 승객들의 몸과 짐을 샅샅이 수색하는 등 지나친 검문검색으로 인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5일 “이달 중순부터 함남 이남으로 가는 주민들은 예외없이 엄중한 몸수색과 짐 단속을 당할 것을 각오하고 길을 떠나야 한다”면서 “열차승무대(보안대)가 마약을 단속한다는 이유로 열차승객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얼마전 친척 방문차 함흥에 다녀왔는데 돌아오는 길에 열차에서 불시의 단속을 받았다”면서 “여행증명서도 있고 공민증을 보여줬지만 열차보안원들이 마약소지자를 색출한다면서 몸과 짐 검사를 해야겠다며 무작정 단속실로 끌고 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여행증명서와 공민증이 있는데도 막무가내로 단속을 당하는 것이 억울해 강력히 항의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면서 “승무원들은 마약을 소지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여행증명서와 공민증을 회수한 뒤 몸수색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짐을 다 뒤져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열차보안원들은 입고 있는 옷을 모두 벗도록 강요했다”면서 “여자들의 경우에도 속옷에 마약을 감출 수 있다고 의심하면서 브래지어까지 벗어 마약소지여부를 검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함흥시는 1990대 중반 ‘고난의 행군시기’부터 지금까지 전국에서 마약 제조와 판매가 가장 활발한 마약제조 중심지로 지목되고 있다”면서 “함흥에서 제조된 마약이 전국에 퍼지는 것을 근절한다는 이유로 지나친 몸수색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6일 “요즘 중앙에서 갑자기 함흥 일대를 중심으로 주민들의 이동과 동향을 강하게 단속하고 있다”면서 “열차와 버스, 자동차를 이용해 함흥에 도착하거나 경유하는 주민들은 철저한 몸수색과 짐검사를 각오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과거에도 가끔 마약단속을 이유로 짐검사와 몸수색이 있었지만 요즘처럼 단속강도가 험악하기는 처음”이라면서 “이동하는 주민 모두를 마약범죄자라는 조건을 붙여 놓고 짐검사도 모자라 여행객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샅샅이 뒤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함흥에서 마약이 가장 많이 제조, 유통된다는 사실은 새로운 것도 아닌데 당국이 갑자기 단속을 강화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많은 주민들이 농촌동원이나 사회대상건설 동원을 회피하기 위해 여행증명서를 발급 받아 외지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위한 의도가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