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또 다시 주민들의 외화 사용을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마당을 비롯한 모든 상품구매에서 내화(북한화폐)만을 사용하도록 강요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분출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일 “요즘 중앙에서 외화를 사용하지 말 데 대한 지시를 전국의 각 부문에 하달하고 있다”면서 “이제부터 외화를 사용하는 주민을 엄단하겠다는 내용이어서 그러지 않아도 생활고에 허덕이는 주민들을 더욱 곤경에 몰아넣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 도내의 각급 기관과 기업소, 단위들에 외화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중앙의 지시문이 전달되었다”면서 “국내의 공장 기업소 등 생산 단위들간의 거래와 개인간 상행위를 전부 내화로 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현재 우리나라의 돈 단위는 5천원권, 2천원권, 1천원권, 5백원권, 2백원권, 100원권 등에 10원단위 지폐도 있다”면서 “하지만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시장에서는 주로 천 원권 이상의 화폐단위만 사용되는데 그나마 지폐들이 너무 낡아서 장사꾼들은 밤마다 지폐를 이어 붙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금까지는 장마당이나 상점에서 내화보다는 외화가 훨씬 더 대접을 받아왔다”면서 “장마당에서 두부나 남새를 파는 장사꾼들도 내화보다는 달러나 중국 인민폐를 내는 사람에게 에누리(할인)도 해주고 더 손님 대접을 잘 해주는 실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국가경제가 긴장할 때 마다 외화를 국가은행에 끌어들이기 위해 외화사용을 금지하고 내화만을 사용하도록강요해왔다”면서 “주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를 국가가 깡그리 끌어내겠다는 속셈이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외화사용금지 조치가 효과를 발휘해 주민들이 외화를 국가은행에 자발적으로 예금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주민들은 외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놓고는 외화상점이나 외화식당에서는 외화를 여전히 받는다”면서 “그러나 외화로 계산하고 남은 잔돈(거스름 돈)은 모두 내화로 돌려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3일 “요즘 중앙에서 주민들에게 내화만을 사용할 것을 강요하면서 주민 불만이 높다”면서 “달러나 위안화를 사용하다가 단속되면 외화 현금을 모두 몰수한다면서 주민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사태의 장기화로 주민 생계가 어느 때 없이 어려운 형편에서 내화사용 지시까지 내려져 주민들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면서 “내화만을 사용하라는 지시가 내려지고 외화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현금을 몰수하겠다는 경고가 내려지자 장마당과 개인상점(돈주)들에서 외화가 사라지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외화 대신 내화를 받기 시작하면서 낡을 대로 낡은 내화(지폐)의 처리문제가 장사꾼들의 골치거리고 등장했다”면서 “신권인 5천원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폐들은 너무 낡아서 장사꾼들은 밤마다 현금을 이어 붙이는 게 중요한 일과가 되고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그런데 이번 외화사용금지조치의 내용을 보면 시중에서 사용하던 외화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으니 은행에 예금해야 한다는 점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외화사용금지조치가 있을 때마다 가지고 있는 외화를 은행에 예금하라고 독촉했지만 외화를 받고서는 나중에 내화로 환산해 예금을 내주는 방식인데 누가 외화를 은행에 맡기겠냐”고 반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