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연일 탈북자규탄집회를 조직하고 대북전단살포를 비난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탈북자 가족들을 부러워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2일 “요즘 당에서 연일 탈북자비난 군중집회를 조직하고 있다”면서 “입에 담지 못할 막말로 탈북자들을 비난하고 있지만 주민들 마음속에서는 탈북자와 그 가족들이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당국의 강압에 못이겨 탈북자를 규탄하는 구호를 소리 높여 외치고 있지만 집회가 끝난 뒤 탈북자들을 욕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우리 주변에 있는 탈북자 가족들은 이처럼 나라경제가 어려운 속에서도 끄떡없이 잘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탈북자 규탄집회가 연이어 조직되자 주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하면서 당국의 계속되는 행사조직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주민들의 식량문제도 해결해주지 않으면서 최고존엄의 위대성 선전과 대남 위기 조성에만 몰두하는 당국을 비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규탄집회에 참가했던 일부 주민들속에서 ‘요즘 같은 세월에 진정한 최고존엄이라면 우리에게 무엇을 해줘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 “미국 제재와 코로나사태 속에서도 여기에 남아있는 가족들을 근심걱정 없이 먹고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탈북자들에 대한 일종의 동경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1일 “당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계급교양사업을 강화하고 원색적으로 비난할수록 주민들은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탈북자규탄집회를 거듭할수록 주민들 속에서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자유로운 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수년전부터 여기(양강도)에서는 ‘백두산 줄기보다 한나(라)산 줄기’가 더 낫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면서 “심지어 청춘남녀의 혼사 때에도 탈북자 가족은 철저하게 피하던 대상이었는데 요즘엔 웬만한 간부집안 못지않게 인기있는 배우자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에서는 탈북자를 인간쓰레기, 조국의 배신자라고 규탄하지만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어떤 자유를 누리고 있는지 주민들은 잘 알고 있다”면서 “오히려 비난받아야 할 대상은 인민을 협박해 등골을 빼먹는 간부들이나 이런 사정을 보고도 못 본체 방관하는 당중앙”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