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시진핑 방문에 “기대할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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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시진핑주석의 북한 방문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일부 주민들은 이번 시진핑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상당수 주민들은 생계에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20일 “오늘 평양은 조선을 처음으로 방문하는 중국 습근평주석을 맞이하는 환영열기에 한껏 들떠있다”면서 “거리 곳곳에 중국오성홍기와 우리(북한)공화국기를 게양하고 환영구호들을 내 걸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은 평양시 전체가 중국 습근평주석의 환영준비에 나섰다”면서 “기존에 나붓기던 당정책구호들은 내려지고 대신 피로써 맺어진 조-중 친선을 강조하는 ‘불패의 친선’, ‘조-중 친선은 영원하리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동지를 열렬히 환영합니다’ ‘환영 습근평’ 등의 구호들로 전부 바뀌어 조선과 중국이 온전히 혼연일체를 이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벌써 며칠째 어린이들과 학생들, 청년들은 ‘대집단체조-불패의 사회주의’예술공연준비에 내몰려서 밤을 새우고 있다”면서 “그 외에 각 단위와 기관, 기업소들이 조직적으로 중국방문단을 환영하는 다양한 조형물을 설치하느라 밤새워 가며 일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일주일 전부터 도로청소와 대형풍선장식을 설치하는 등 환영준비에 동원된 주민들은 중국 습근평주석의 방문으로 중국의 경제원조를 기대하며 들떠 있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일부 평양시민들은 습근평의 방문 시기와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하필이면 중국 주석이 6월에 조선을 찾은 것은 과거 6.25 조국전쟁참전 사실을 상기시키고 이와 더불어 조-중 혈맹관계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냐”면서 "조국해방전쟁에 중공군을 투입한 과거 역사를 내세워 중국이 앞으로도 계속 우리(북한)에게 ‘형님의 나라’ 행세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0일 “요즘 조-중 친선외교관계수립 70주년을 맞아 중국의 습근평주석이 평양을 방문하고 있다”면서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처럼 조-중 두 나라 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발전시키려는 목적으로 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이번 중국 주석의 조선방문으로 하여 일반주민들이 입는 피해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라면서 “국경지역에서는 사법당국의 불법휴대전화 단속이 대폭 강화되어 땔감을 마련하러 산에 가는 주민들마저 완전히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국경지역의 보안서에서는 요시찰명단에 등록된 주민들의 휴대전화를 전부 강제로 압수했다”면서 “또 주민들이 산에 올라가 불법전화통화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산기슭과 입산구역마다 빠짐 없이 감시인원을 배치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주민들은 습근평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우리(북한)도 중국식의 개혁개방이 도입되기를 고대하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스스로 체념하고 있다”면서 “반면 중국이 조선을 위해 밀어줄 수 있는 것은 중국인들의 조선관광을 장려하거나 국가기관의 외화벌이사업을 도와주는 것뿐이어서 주민생활이 향상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