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떠나 산속 움막살이하는 북 주민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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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에서 산속에 들어가 움막살이를 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량난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부 주민들이 산속에 들어가 뙈기밭 농사로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2일 “요즘 도시를 떠나 산속에 들어가 자체로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점차 늘고 있다”면서 “사법당국의 발길이 뜸한 깊은 산속에 움막을 짓고 뙈기밭을 일구어 자체로 식량을 장만하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청진시내를 벗어난 일부 주민들이 당국의 간섭을 피해 깊은 산속에 움막을 짓고 거주하고 있어 사법당국의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면서 “도시에서 생계가 막막해진 주민들이 다니던 직장과 소속된 조직을 팽개치고 집도 몰래 처분한 다음 산속에 들어가 움막생활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청암구역 인근의 부거, 창태, 관해 지역의 깊은 산중에는 도시에서 모여든 주민들이 움막촌을 이루고 뙈기밭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다”면서 “도시에서 굶주리면서 각종 동원과 사법기관원들에게 시달리기 보다는 산속에서 뙈기밭을 일구며 자체식량을 해결하고 사는 게 훨씬 마음 편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초 산중 움막촌은 지난 1990년대 중반 식량난이 극심할 때 주민들이 굶어죽지 않으려고 산속에 들어가 뙈기밭을 일군 것이 발단이 되었다”면서 “그동안 사법당국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산중 움막촌이 많이 사라졌는데 요즘에 와서 다시 생겨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수년전만 해도 주로 직장을 그만두고 년로보장을 받는 노인들이 산속에 들어가 자식들을 위해 움막살이를 하며 뙈기밭 농사를 지었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젊은이들이 당국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산중에 들어와 농사 짓고 나물도 뜯으며 생계를 해결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23일 “요즘 바닷가 지역 주민들도 마을을 떠나 산속에 움막을 짓고 생활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면서 “대부분 어업이 생업인 바닷가 주민들은 고기잡이하러 나갈 배도 없고 출항한다해도 중국어선이 고기를 싹쓸어가는 바람에 고기잡이로는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워 산속에 들어가 움막을 짓고 생계를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소속된 직장을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가 숨어 사는 것은 반사회주의적인 행위라고 선전하며 주민들의 거주지 이탈을 단속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한밤중에 조용히 사라지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면서 “산속에 움막을 짓고 뙈기밭 농사를 지으면 최소한의 끼니는 이어갈 수 있는데 당국이 말린다고 주민들이 산중생활을 포기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난 15일 김정은 총비서가 당 제8기3차전원회의에서 열악한 식량난을 공식인정하는 발언을 들은 주민들은 더는 식량문제가 해결될 출로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서 “가만히 앉아서 굶어죽느니 산속에라도 들어가 자체로 농사를 지어 생계를 꾸려갈 생각을 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