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김일성 사망 27주기를 맞으며 김일성 위대성 선전에 주민들을 강제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민생은 뒷전에 두고 김일성 선전에 열을 올리는 당국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6일 “오는 8일은 김일성 사망 27주기 ‘국가추모의 날’”이라면서 “추모일을 맞으며 중앙에서 전국의 당조직에 김일성민족의 후손답게 김정은 총비서에게 충성을 다할 것을 강요하는 사상학습지시를 내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도내의 각급 당위원회와 사회단체 조직별로 추모의 날(김일성 사망일)을 기념하는 주민사상학습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지역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지만 6월 중순경에 시작된 수령님(김일성)의 혁명실록과 덕성실기 학습회가 7월 중순까지 한 달 동안 매주 1회씩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청진시 송평구역의 공장, 기업소와 해당 동사무소에 소속된 가두여성(주부)들도 추모의 날 학습에 무조건 참가해야 한다”면서 “코로나로 인한 생계난으로 어찌하나 먹고 살 걱정밖에 없는 주민들을 오전에 반나절 씩 불러내 학습회를 개최하는 당국을 두고 원망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여기(북한)에서는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부터 지금까지 해마다 7월 8일을 전후해서 국가적인 추모행사가 크게 열리고 있다”면서 “추모일을 계기로 주민들에게 김일성의 한평생은 우리민족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든 영광과 행복, 승리와 연결되어있으며 우리 민족은 김일성 민족, 김일성의 후손이라고 세뇌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과거와 달리 지금은 대부분의 주민들이 김일성의 항일투쟁사라는 혁명실록과 해방 후 김일성의 활동을 담은 덕성실기에 관심조차 없고 이를 외면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일부 주민들은 ‘(김일성이)그렇게 해서 지금 우리 생활이 왜정 때보다 나아 진 게 뭐냐’며 반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김일성 사망일을 맞으며 전국 곳곳에서 국가추모행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중앙당에서는 김일성추모행사를 계기로 주민들에게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진 3대세습의 정당성을 집중적으로 주입시키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사태이후 민생은 최악의 길로 치닫고 있는데 갈 길 바쁜 주민들을 모아놓고 국가적 추모행사라며 들볶고 있다”면서 “당장 내일 먹을 식량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김일성의 일대기 선전과 김일성민족의 후손답게 김정은 총비서에게 충성을 다 하라는 말이 먹혀 들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추모행사는 각 지역의 단위와 조직별로 혁명역사연구실에 모여서 김일성 혁명실록과 덕성실기에 대한 문답식 학습경연으로 진행된다”면서 “오전 9시에 시작해 점심시간(12시)이 지나 끝나는데 학습에 발이 묶인 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주민들은 김일성이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고 가랑잎으로 배를 띄우며 한 세기에 두 제국주의를 물리치고 두 차례의 혁명전쟁, 두 차례의 복구 건설을 빛나게 이룩했다는 허황된 신화를 반복적으로 학습해야 한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그렇게 신출귀몰 하는 능력을 가진 수령(김일성)이 왜 오늘날 옥수수 죽도 변변히 먹지 못하는 나라를 김정은에게 물려주었냐며 당국의 선전을 조롱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