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공안, 북 탈출 근로자 체포 요청에 적극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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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 경찰이 러시아에 파견되었다 탈출한 북한 근로자들을 체포해달라는 북한 당국의 요청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이 허위로 작성한 강력범죄자 체포요청서를 근거로 탈북 근로자를 체포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의 한 고려인 소식통은 5일 “지난 6월 상트베쩨르브루그에서 작업장을 이탈한 북한 근로자가 러시아 공안당국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북한 당국의 노동착취를 견디다 못해 탈출한 그는 체포되자 마자 북한으로 송환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부터 샹트베쩨르부르그에는 아파트를 건설하기 위한 북한 군인들로 구성된 건설인력이 대거 투입되었다”면서 “북한에서 파견된 군인 건설자들은 임대건물에서 집체로 모여 합숙생활을 하면서 외화벌이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건설현장에서 북한 군인들은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의 강도 높은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면서 “해당 군부 외화벌이 업체가 외화벌이 계획만 강조하고 정작 근로자들의 먹는 문제를 보장하지 않자 일부 군인근로자들이 현장을 탈출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공사장 주변의 상점에서 라면과 빵, 간식을 사가는 북한 군인근로자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면서 “이들 중 일부 근로자들이 현장을 탈출하여 모스크바 주재 유엔판문관실에 망명을 신청했지만 러시아에 의해 체포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최근 망명신청을 마치고 출국 날짜를 기다리던 한 북한 근로자가 러시아 공안에 체포되었다”면서 “벌써 여러 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건설현장을 탈출해 러시아 각지에 흩어져 은신하면서 망명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은 탈출한 군인들이 북한에서 살인을 저질렀다는 허위 범죄사실을 꾸며 러시아 측에 체포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이에 러시아 공안은 망명 신청자의 범죄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주씨성의 군인을 체포해 북한에 넘겼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현지 소식통은 6일 “요즘 러시아 공안당국의 협조로 공사장을 탈출한 북한 근로자들이 속속 체포되고 있다”면서 “북한은 러시아 측에 탈출한 북한 근로자들에게 강간범이나 살인범이라는 날조된 강력범죄명을 씌워 체포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평양에서 파견된 한 근로자가 북한에서 강간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러시아공안에 체포된 후 북한에 호송되었다”면서 “북한 보위원들은 체포된 근로자가 다시 탈출을 시도하지 못하도록 다리관절을 꺾어 깁스를 한 채 환자인 것처럼 위장해 평양으로 호송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 들어 러시아 파견근로자들의 탈출이 빈발하자 북한 당국은 근로자들에게 현금 탈취나 각종 죄명을 씌워 러시아 KGB(구 소련정보기관)에 체포협조를 요청을 하고 있다”면서 “무슨 이유에선지 현재 러시아에서 망명신청 접수기일이 예전보다 상당히 늦춰지고 있는데다 이미 받은 난민증도 회수해 다시 해야 한다며 날짜가 미뤄지는 조건에서 망명을 하기 위해 숨어 지내는 북한 근로자들도 언제 러시아 공안에 체포될지 모를 신변의 위협 속에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