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양강도지역의 북-중 국경에 브로크(시멘트블록)로 장벽을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혜산시를 비롯한 양강도 내 인민반과 여맹조직들을 브로크 제작에 동원하고 있어 가두여성(주부)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5일 “지난 6월부터 양강도의 국경일대에 브로크로 담을 쌓는 장벽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연선지대 인민반 성원들은 물론, 여맹원들까지 장벽공사에 쓰일 브로크(시멘트 블럭)찍기에 동원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중 국경에 대한 시멘트브로크 장벽공사는 오는 10월 당창건기념일 전에 완수해야 한다고 포치되었다”면서 “그러나 주민들은 이처럼 엄중한 코로나비상시국에도 생사를 건 사람들의 도강과 밀수가 이어지고 있는데 브로크로 장벽을 친다고 도강과 밀수를 막을 수 있겠냐면서 당국의 처사를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양강도 혜산 일대의 국경에 세멘트브로크 장벽을 쌓는 이번 공사는 지난 6월 초에 시작되었다”면서 “지형적인 영향으로 다른 지역의 국경연선에 비해 도강자(탈북자)가 쉽게 발생하고 밀수도 가능한 지역이기 때문에 특별히 공사인력을 투입해 양강도 국경연선에 장벽을 쌓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원래 장벽 공사는 지역 주둔 군부대와 청년돌격대가 맡아서 진행하기로 예정되었다”면서 “그러나 지형 정리와 기초공사를 하는 데에만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자 당창건일 완공기일에 맞추기 위해 브로크를 찍어내는 일은 여맹조직을 동원해 여맹원 1인당하루 10매의 브로크를 만들어 내도록 할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번 공사에 동원된 여맹조직들에는 갓 결혼한 20대 여성부터 60대이상의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들이 포함되어 있다”면서 “하지만 힘없는 60대 여성들까지 힘든 노동에 동원하는 당국의 처사에 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여성들은 각 조직별로 할당된 블록 수량을 맞추기 위해 산에서 부사(마사토)를 날라다 시멘트와 섞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른 아침부터 진행되는 작업에 지친 여성들은 ‘국경에 담을 쌓는다고 무너져 내린 민심을 막을 수 있겠냐’며 당국의 통제와 봉쇄정책을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7일 “요즘 혜산일대는 지난 6월초에 하달된 ‘당창건절(10월 10일)전에 국경연선에 브로크 장벽을 설치하라’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내각의 공동지시를 관철하기 위한 공사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면서 “매일같이 가두여성들까지 공사에 내몰아 브로크를 찍어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초 혜산일대 국경에 장벽을 쌓는 작업은 만일의 경우 중국에서 유입될 수 있는 코로나비루스를 차단하기 위해 사람의 도강과 밀수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라는 중앙의 지시로 시작되었다”면서 “세멘트 브로크로 2메터 높이의 장벽을 쌓아 올리고 그 위에 고압선을 설치하여 탈북과 밀수를 완전히 막는 것이 목표”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지시가 하달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자재와 인력부족으로 공사가 제대로 진척되지 않았다”면서 “이에 도당위원회는 긴급대책이라며 주민들에게 필요한 자재와 자금을 부담시키고 가두여성들을 블록생산에 강제 동원시켰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가두여성들은 자신들을 국경장벽공사에 강제로 동원하는 당국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국경연선에 아무리 높은 장벽을 세운다고 해도 먹을 것과 자유를 찾아 강을 건너는 주민들의 의지를 완전히 꺾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