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주민을 대상으로 한 학습과 강연회를 통해 ‘우리가 핵폐기를 거론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일부 간부들 속에서는 당중앙의 핵폐기불가론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10일 “요즘 간부들과 주민대상 강연회에서 당국이 핵폐기를 부인하는 공식입장을 밝혔다”면서 “강연의 주된 내용은 ‘우리(북한)는 한 번도 핵을 내놓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2월 윁남(베트남) 하노이와 6월 판문점에서 있은 조미수뇌상봉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요구는 날강도같은 주장이라고 비난했다”면서 “우리(북한)의 존엄과 자주권은 핵무력에서 나오고 우리를 지킬 힘도 핵에 있다고 말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강연에서는 우리(북한)의 핵은 남을 칠 힘이 아니라 자기를 지킬 힘이기에 설사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머리에 베고 죽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우리의 핵은 미국을 등에 업은 남조선과 중국, 일본을 비롯한 대국들 사이에 끼어 있는 약소국으로서 자신을 지킬 유일한 힘이라고 강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강연회에서 우리(북한)는 이미 있는 핵을 더 확대시키지도, 생산하지도 않고, 전파하지도 않을 것임을 세계에 선포했다고 주장했다”면서 “(우리의)핵을 폐기하여 미국으로 실어가겠다는 날강도 같은 주장에 대해 절대로 그렇게는 못한다고 강변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금 우리의 힘은 원자탄을 가진 제국주의 강적과 보병총을 잡고 맞서 싸우던 1950년대와는 비교할 수 없이 강해졌다”면서 “그 어떤 전쟁에도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군사력이 있기에 조만간 미국도 더 견디지 못하고 우리의 입장대로 따르게 될 것이라고 선전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한 간부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일부 고위간부들은 ‘우리(북한)가 핵을 다 없애겠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당국의 주장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국제정세의 흐름으로 보아 이제는 더 이상 핵보유를 주장할 명분이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우리(북한)의 비핵화는 최고 령도자(김정은)의 결심에 달렸지만 대국들 사이에 끼어 있는 약소국이기에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지난 수십 년간 되풀이해 온 핵무력 강화라는 방식으로 얻어진 결과란 대북제재에 의한 경제파국이기 때문”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앙에서는 조만간 트럼프(미국)가 더 견디지 못하고 우리의 입장을 따를 것이며 핵 문제도 우리의 항복이 아닌 평등한 원칙에서 유리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대북제재로 국가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른 조건에서 우리가 언제까지 핵무장을 고집할 수 있겠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