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14일 오전 탈북민 50여명 전격 북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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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당국이 지난 14일 아침 대형버스 편으로 단동 세관을 통해 50여명의 탈북민을 북송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4일 하루 국경 세관의 문을 연 틈을 타 중국 심양에 1년 넘게 수감되었던 탈북민 수십 명을 북한으로 보낸 것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14일 “오늘 하루만 단동세관을 깜짝 개통했는데 이 기회에 50여 명의 탈북민이 버스 두 대에 태워져 북송되었다”면서 “중국 심양의 수용소에 수감된지 1년~2년이 지나도록 북송을 미루다가 이번에 갑자기 북조선에 보낸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호송된 탈북민들은 남녀 합해 50여명으로 일반 탈북군인과 공군부대에서 근무하던 비행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번에 북송된 탈북민 가운데는 하북성에서 돈을 많이 벌어 부자 소리를 듣다가 주변 사람들의 신고로 체포된 30대의 여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현재 심양수용소에는 이번에 북송된 탈북민들 외에도 수감중인 탈북민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북한을 탈출하여 중국인 남편을 만나 별 문제없이 조용히 숨어사는 여성들은 일단 체포되었다가 인차(바로) 풀어줬지만 지역 주민들과 마찰을 빚거나 문제를 일으킨 여성들은 체포되어 수감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14일 이른 아침부터 단동세관 앞에는 수십 명의 공안이 늘어서서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탈북민의 북송장면을 촬영하는 자가 없는지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면서 “북조선당국은 탈북민을 북조선으로 송환한 버스 편으로 북조선에 거주하는 화교 90여명을 태워 국경을 넘어 중국에 보냄으로써 작년 12월 이 후 처음으로 북조선 내 화교들에게 중국으로의 출국을 허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동시의 또 다른 조선족 소식통은 같은 날 “오늘 하루 단동과 신의주세관이 개통되면서 심양수용소에 수감되었던 탈북민들이 일부 북송되었다”면서 “그 중 일부는 코로나사태 이후 북한을 탈출했다가 중국현지에서 체포된 북조선 주민들이라 북조선에 돌아가면 엄벌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실제로 중국당국에서는 이들에 대한 북송을 지난 4월부터 수차례 계획했었지만 북조선측이 코로나방역을 이유로 송환을 거부하면서 번번이 무산되었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신의주와 단동세관이 하루 동안 반짝 개통하면서 탈북민북송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날 단동세관에서는 오전9시 (현지시간)와 오후2시로 두 차례로 나눠 출입국이 진행되었다”면서 “북조선에서는 화교와 북조선 무역대표부 성원들이 도합 98명이 들어오고 중국에서는 심양수용소에 있던 탈북민 50여명이 북한으로 북송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송된 탈북민중에는 중국사람과 결혼해 아들을 낳고 상당한 부자로 살던 여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중국에서 낳은 아들이 12살이 된 이 여성은 두 번째로 북송되는 것이어서 북송 후 생사를 가늠할 길이 없어 그의 중국인 남편은 아내를 구출하기 위해 거액의 뇌물을 제시했지만 끝내 북송되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세관 앞에서 탈북민을 실은 북송버스를 목격한 중국 사람들은 ‘저들은 나가면 죽게 될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면서 “살자고 탈출했다가 젊은 나이에 죽게 되니 얼마나 비통한 일이냐며 그들을 죽음으로 내몬 공안당국에 대해 적개심을 드러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사작성: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