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중 국경을 넘어 밀수를 시도하던 한 중국인 밀수꾼이 북한 국경경비대에 단속된 후 조사과정에서 심한 폭행을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6일 “지난 6월 말 혜산시 연풍동 인근에서 국경을 넘어 밀수를 하려던 한 중국밀수꾼이 국경경비대에 체포된 후 심하게 두들겨 맞아 사망에 이른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국경봉쇄 중에도 암암리에 소규모 밀수를 해오던 중국 밀수꾼은 최근 당중앙의 지시로 코로나 비상방역체제에 돌입한 국경경비대가 삼엄한 경비를 펼친다는 사실을 모른 채 국경을 넘어 들어왔다가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사망한 중국인은 오래전부터 조-중 국경에서 돈벌이를 하던 전문 밀수꾼”이라면서 “그런데 요즘 코로나사태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주민들이 생필품 부족으로 허덕이는 틈을 타 한 몫 챙기려고 엄중한 시기에 밀수에 나섰다가 체포되어 목숨을 잃게 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조-중 국경에서의 밀수는 국경봉쇄조치 이후 한 때 엄격하게 통제되었지만 4월 하순부터는 우리 국가무역회사들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밀수가 이뤄져 왔다”면서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고 우리 내부의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자 6월 중순부터 밀수단속과 국경경비가 한층 더 강화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국 밀수꾼들과 연계된 국경경비대 간부들은 6월 중순 코로나감염을 철저히 차단하라는 상부의 명령으로 국경경비가 강화되었으니 밀수를 시도하지 말라는 경고를 중국 밀수조직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데도 개인 밀수꾼이 국경을 넘어 밀수를 시도하자 시범겸으로 체포하고 조사과정에서 지나친 폭력을 가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국경경비대는 구타에 의해 의식을 잃은 중국인을 중국측 변방수비대에 인도했으나 인도 즉시 사망한 것으로 안다”면서 “우리 군당국에서는 이 사고와 관련된 국경경비대 군인들은 코로나비상방역조치에 따른 당중앙의 지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어떤 문책이나 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국경지역 주민들 속에서 우리 내부의 코로나사태가 악화되는데에는 중국쪽의 책임이 크다며 일종의 반중감정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국경봉쇄조치 이후에도 돈벌이를 위해 국경을 넘어 은밀하게 조선에 들어오는 중국인들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6월 말경 중국 밀수꾼이 조선에 넘어왔다가 떼매(집단폭행)를 맞아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길림성(지린성) 백산시에 살고있는 중국인 피해자 가족들이 백산시 시정부를 찾아가 조선측에 항의와 피해보상요구를 하도록 청원했지만 시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중국 내 지인으로부터 관련 소식을 전해들은 이 소식통은 이어서 “백산시 정부는 가족들에게 조선측에 항의해봐야 피해자의 잘못이 크기 때문에 아무 소용없다며 그냥 돌려보낸 것으로 안다”면서 “시정부 관계자는 유족에게 ‘조선은 미국 말도 안 듣는 나라인데 하물며 중국 지방정부의 말을 듣겠냐’면서 요즘 같은 시기에는 스스로 조심하는게 상책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번 사건 소식을 들은 중국인들은 아무리 국경에서의 밀수단속이 강화되었다 해도 조선이 어려울 때마다 가장 먼저 나서는 게 중국인데 밀수했다는 이유로 중국인을 집단 폭행해 사망케 하는 것은 배은망덕한 짓이라며 분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인 밀수꾼 사망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