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파견 북한근로자들 단속 피해 교외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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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도심지역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근로자들의 체류자격에 대한 러시아 공안당국의 단속이 강화되고 현지 러시아인 사장들의 노동착취가 심해졌기 때문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의 한 고려인 소식통은 15일 “요즘 블라디보스토크 도심에서 북한근로자들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면서 “대부분의 북한근로자들은 교육생이나 어학연수, 기술연수 비자로 입국했기 때문에 러시아 공안의 단속을 피해 교외로 나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지 경찰이 북한 근로자들이 불법으로 노동을 한다는 것을 알고 수시로 단속에 나서고 있다”면서 “북한 근로자들은 노동현장에서 경찰에 단속되면 본국으로 추방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돈을 들여서라도 수습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요즘 북한근로자들은 도심 공사장에서 일을 해도 눈에 띄지 않게 건축물의 내부에서만 작업을 한다”라면서 “러시아 경찰의 단속도 무마할 수 있는 힘있는 현지 업체가 아니면 단속될 경우 뒷수습이 복잡하기 때문에 북한 근로자들을 눈에 띄지 않게 하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작년까지만 해도 러시아 현지에서 집체건설 못지않게 개별적인 청부공사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요즘 개별 공사장에서 근로자들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개인 청부업보다 규모가 큰 집체건설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러시아 현지업체 사장들은 북한 근로자들이 석 달짜리 임시 비자이기 때문에 분기마다 일단 귀국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귀국한 북한 근로자들이 반드시 재 출국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을 알고는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임금지불을 미루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블라디보스토크의 또 다른 소식통은 16일 “개인 공사장에서 일을 하던 북한 근로자들이 요즘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면서 “요즘은 건축물의 내부마감 작업이나 집단으로 교외로 나가 건축공사 일을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근로자들이 도심에서 안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부터”라면서 “취업비자가 아닌 임시비자로 일을 하는 북한근로자들은 경찰 단속을 피해 교외로 옮긴 다음 공사비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건축공사를 맡아 집단으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블라디보스토크 일대에서는 북한 인력업체가 공사를 완공하고도 공사비(근로자 임금)를 받지못해 현지 업자들과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북한 근로자들은 3개월이 되면 일단 귀국해야 한다는 약점을 이용한 현지 사장들이 공사비지불을 계속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현재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근로자들은 1만 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강화된 대북제재로 인해 북한근로자들은 경찰의 눈을 피해 숨어서 일해야 하고 국가가 제시한 외화자금까지 바치다 보니 자기 몫의 돈을 모을 수 없는 딱한 처지에 놓여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