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고위간부를 대상으로 한 강연회에서 남한은 물론, 중국도 믿을 게 못 된다고 강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정세강연으로 인해 중앙 급 간부들은 중국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간부소식통은 15일 “요즘 여기(북한)에서는 어느 때보다 현재 조성된 외부 정세에 관심이 높다”면서 “특히 고위 간부들일수록 남한과 중국과의 관계에서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진행된 중앙급 간부대상 정세강연에서는 지금의 국제정세를 분석하고 향후 정세변화를 전망하는 내용으로 진행되었다”면서 “중국을 믿어서는 안 된다는 강연 내용이 전달된 후 일부 간부들 속에서는 외부정세가 그 어느 때보다 더 긴장하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간부강연회에서 남한과 중국과의 외교관계 실태를 신랄히 평가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라면서 “강연에서 제기된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곧 우리와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원수님(김정은)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간부강연에서는 또 조선반도 비핵화문제로 국제무대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대국굴기’ 책략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면서 “강연에 참석한 간부들은 중국을 개구리를 삼키는 ‘구렁이’이로 묘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혈맹이든, 동맹이든 일단 정세가 불리해지면 그 어떤 나라도 믿어서는 안된다며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재삼 강조했다”면서 “수십 년의 동맹관계라고 할지라도 우리의 자주권이 조금이라도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16일 “요즘 일부 고위 간부들이 남한의 현정권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있다”면서 “외부정세에 관한 강연회에서도 남한정권의 외세 추종 자세를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새 ‘노동신문’을 보면 남한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가 한층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남한정부가 어리석게도 외세의 눈치를 보며 공조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결국 고립과 배척을 면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과거에는 간부들이 국내외 정세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간부사회에서도 자본주의식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고위 간부들과 무역간부들도 외부 정세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남한의 현 정권에 대해서 중앙에서 직접 비판하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요즘은 오히려 간부들 속에서 현 남한 정부가 줏대 없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등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