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감자들, 코로나로 최악의 인권침해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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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교화소(교도소) 수감자들에 대한 당국의 인권침해가 최악의 상황에 달했다는 증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코로나사태이후 외부 면회가 완전 차단된 수감시설에서 굶주림과 강제노역, 폭행으로 수감자들이 희생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6일 “요즘 평안남도 증산 11호 교화소 수감자들이 허약한 몸을 이끌고 김매기동원에 내몰리고 있다”면서 “그들은 하루에 100g의 삶은 옥수수를 식사로 제공받으며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방역을 이유로 외부인의 교화소면회가 금지된 이후 대부분의 수감자가 영양실조에 걸려 쓰러지고 있다”면서 “코로나사태 이전에는 한 달에 한 번씩 허용되는 면회를 통해 가족이 들여보낸 영양식으로 근근이 버티던 수감자들이 가족면회가 금지되면서 극도로 허약해진 몸 상태로 김매기 노동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난 주에도 50대의 남성수감자가 논에서 김을 매다가 쓰러진 채 일어나지 못하고 끝내 숨을 거두었다”면서 “요즘 수감자들에 제공되는 식량을 보면 거의 굶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대부분의 수감자들이 심각한 영양실조상태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비라도 와서 김매기를 하지 못하는 날이면 수감자들은 감방에 죽은 듯이 하루 종일 누워있다”면서 “뼈와 가죽만 남은 그들의 모습을 보면 그저 숨만 붙어 있지 시체나 다름없는 처참한 몰골”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몸을 움직일 힘도 없는 수감자들이지만 김매기에 빠지지 않고 나간다”면서 “운신하기도 힘들지만 그나마 김매기에서 빠지면 그날 식사로 제공되는 삶은 통옥수수마저 먹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증산 11호 교화소는 전국의 교화소 중에서도 악명 높은 수감시설 중 하나”라면서 “증산교화소에서는 굶주림과 노역에 지친 수감자가 죽어나가는 형편인데 수감자나 그 가족들이 어디에도 하소연할 방법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 통은 17일 “며칠 전 청진시 송평구역 도집결소에서 한 여성수감자가 안전원에 폭행을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여성수감자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단속되어 구류된 지 두 달 만에 구타로 사망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사망한 여성(31세)은 남조선 영화를 봤다고 신고 되어 집결소에 구류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하지만 이 여성은 구류된 이후 영양실조 상태로 너무 허약해져 담당 안전원의 지시에 따라 빨리 움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하게 구타를 당하다 사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여성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안전원은 안전부정치대학을 졸업하고 집결소에 배치된 24살의 신병인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여성의 시신은 인근 야산에 묻었는데 폭행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안전원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계속 근무하고 있어 인근 주민들과 수감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에서는 죄를 지은 사람이 교화형을 확정받아 교화소로 가기 전 임시로 구류하는 ‘집결소(구치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아직 확정형을 받은 죄수가 아닌데도 이들 집결소 수감자에 대한 인권유린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