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장마철 농촌동원에 불만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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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장마철을 앞두고 생계에 바쁜 주민들을 농촌동원에 내몰고 있어 주민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량증산이란 당정책관철을 내세워 주민들을 협동농장에 강제동원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5일 “장마가 시작된 요즘 농촌동원이 너무도 잦아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면서 “장마철이면 주민들도 몹시 바쁜 시기인데 당에서 농작물 피해를 줄여야 한다면서 연일 주민들을 강제로 협동농장에 동원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중순 도당에서 각 구역당위원회에 장마전선에 대비하기 위한 농장의 빗물피해방지사업을 지시했다”면서 “이 때문에 주민들은 매일 협동농장에 나가 큰물피해를 막기 위한 밭도랑치기와 농작물 버팀줄 늘이기 작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도당위원회는 주민들에게 ‘오늘의 정면돌파전의 주타격방향은 농업전선이다’라는 중앙당의 선전을 되풀이해 강조”하면서 “농업생산을 늘이기 위한 결정적인 방법으로 장마철피해대책을 철저히 세우자는 것이라며 주민들을 몰아 붙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주민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고 할 일이 태산”이라면서 “낡은 주택에 사는 주민들은 큰물 피해를 입기 전에 사는 집도 수리하고 장마동안 먹을 식량도 장만해야 하는데 매일같이 농장에 나가 일을 해야 하니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해마다 장마철이 되면 주민들에게 시급한 문제가 장마당 활동을 통해 식량을 확보하는 일”이라면서 “그런데도 당에서는 주민들의 생계대책은 외면한 채 협동농장의 큰물피해 대책을 세우는데 인적, 물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6일 “요즘 중앙에서 농촌의 장마철 대책사업에 주민들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면서 “현 시기 당이 내세운 ‘정면돌파전’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식량확보가 시급한 문제이고 농업의 성패가 장마철 농사대책에 달려있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매일 아침 청진 시내 길거리에는 농촌동원에 나서는 주민들이 무리지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허술하기 짝이 없는 자기 집도 미처 수리하지 못한 주민들이 각종 농사도구를 들고 구역내 가까운 협동농장에 나가 자신이 담당하게 된 밭머리에서 물빼기 도랑을 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사실 장마철에 피해위험지역에 집이 있는 주민들은 장마에 대비한 집수리가 시급하고 또 대부분의 주민들은 장마당에 나가 장사를 해서라도 식량을 확보해 놓아야 한다”면서 “그런데 당의 방침이라며 인민반마다 매일 같이 주민들을 불러 세워 농촌동원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이 제시한 당면과업을 거스를 경우, 어떤 처벌을 받을지 몰라 할수 없이 농촌동원에 나선 주민들은 ‘당장 먹을 내 집 쌀독이 비어 있는데 국가쌀독이 문제냐’면서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면서 “막상 장마가 시작되어 큰물피해를 입게 되면 고생하는 것은 힘없는 서민들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