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형코로나사태의 여파로 북한주민들 속에서 영화알판(DVD,CD)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코로나방역이 최대비상체제로 강화되면서 영화관과 문화회관이 모두 문을 닫아 주민들의 볼거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2일 “코로나사태로 중앙에서 집단모임 공간인 공중문화시설을 모두 봉쇄하면서 비디오알판시장이 뜻밖의 호황을 맞고 있다”면서 “영화관과 문화회관들이 문을 닫아 버리자 영화를 보려는 사람들이 알판판매소로 몰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비디오알판 판매소에 가서 국내에서 제작한 예술영화와 아동만화를 비롯해 세계요리, 외국영화등을 구입하거나 빌려서 시청하고 있다”면서 “특히 국제영화축제에 출품되었던 러시아영화, 중국영화, 인디아(인도)영화가 주민들의 높은 관심을 사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원래 주민들은 한국영화, 미국영화, 일본영화에 관심이 높고 시청하기를 원한다”면서 “하지만 요즘들어 당국이 자본주의 사회의 영화, 특히 미국이나 남한 영화와 드라마 시청에 대해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시청이 허용되고 있는 국제영화제에 출품된 러시아, 중국, 인디아 영화에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국가지정 알판제작및 판매소인 목란알판판매소에서 판매중인 인도 영화 ‘바후발리’는 일부 편집된 부분이 있지만 주민들로 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그 외에 보위부의 내부 검토용 영화인 ‘살인청부업자의 호위원’도 은밀하게 확산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나부터도 조선중앙텔레비죤에 나오는 영화를 본 지 2년이 넘을 정도로 조선사람들은 조선영화를 보지 않는다”면서 “전력부족으로 텔레비죤을 시청하기가 매우 불편한데다 조선영화는 한결같이 체제 선전용이라 주민들이 외국영화를 컴퓨터나 판형컴퓨터에 연결해 시청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3일 “코로나사태가 오래 지속되면서 주민들 속에서 외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그나마 드물게 외국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영화관과 문화회관 운영이 중단되면서 외국영화를 담은 알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러한 추세에 맞춰 지역별로 알판판매소가 경쟁적으로 들어서면서 주민들은 당국에서 시청을 허용하는 외국영화를 수시로 접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이밖에도 가까운 친구들이나 가족들끼리는 우리내부에서 불법 유통되던 한국영화, 미국영화, 일본영화를 SD카드나 USB에 저장해 은밀히 시청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주민들의 이같은 불법외국영화 시청행위를 감지한 109상무가 주민들의 불법영상물 유통과 시청을 막기 위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단속에 나섰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주민들도 불법영상물의 경우 가족, 형제 등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교환형식으로 돌려보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목란알판판매소에서 판매되는 외국영화는 편당 9,000원(북한돈)이지만 주민들 속에서 몰래 유통되는 불법외국영화는 정해진 값이 없어 아주 눅은 값에 돌려보고 있다”면서 “불법외국영화에 관심있는 주민이 넘쳐나고 있어 전문가의 경우, 100편이 넘는 외국영화를 확보하고 눅은 값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