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제8호 태풍 ‘바비’가 북한지역을 강타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 조형물과 초상화 등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우선 보호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입니다. 주민들의 안전과 농사및 가옥에 대한 피해는 뒷전이고 우상화 조형물 보호에 집중하는 당국에 주민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5일 “지금 조선반도로 다가오는 태풍에 대비한 철저한 대책을 세울데 대한 중앙의 지시가 오늘 각 도, 시, 군들에 하달됐다”면서 “하지만 중앙에서 제시한 태풍피해대책에 김일성,김일성 모심 조형물과 초상화들이 비에 젖거나 강풍 피해를 입지 않도록 우선적으로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하고 있어 주민들의 분노를 사고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얼마 전 입은 큰물피해를 연일 강조하고 나선 당국이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태풍피해대책이란 것을 하달했다”면서 “황해남도와 평안남북도에서 입은 장마로 인한 큰물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즉시적인 대책을 세울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태풍피해 대책의 최우선 과제로 백두산 절세위인들의 권위를 백방으로 보장하기 위한 사업이 제시되었다”면서 “(김일성 부자의) 동상, 현지교시판, 야외사적지, 1호영상작품, 가정에 모셔진 초상화 모심사업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신문, 방송에서 태풍에 의한 인명피해를 철저히 막고 농작물 피해를 줄이는 것이 우리당의 가장 중요한 사업이라고 떠들어댄 당국이 내부 회의에서는 위대성선전물 관리가 우선과제임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라면서 “이에 주민들은 인민의 안전과 먹고사는 문제는 제쳐놓고 우상화 선전물 사업을 중심에 놓는 중앙의 처사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회의에서는 지난 황해남도와 평안남북도의 수해현장에서 수많은 주택이 침수,붕괴되고 야외의 위대성 선전물과 구호, 가정집에 모셔진 초상화가 훼손된 사례들을 신랄하게 지적했다”면서 “주택이 폭우로 물에 잠기는 와중에도 위대성 선전물이 습기에 젖거나 훼손되지 않도록 하라고 강조하고 있는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국이 태풍피해 대책이라고 제시하는 것은 각 기관 기업소와 주민들에게 피해지역에 대한 지원금과 각종 생필품 지원을 호소하는 것이 고작이다”라면서 “그 외에도 농작물 피해예방에 쓸 새끼줄(밧줄)이나 복구에 필요한 도구(쟁기)들을 주민들이 성심성의껏 바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26일 “오늘 노동신문에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7차 정치국 확대회의와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정무국 회의가 8월25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되었다는 소식이 보도되었다"면서 ”하지만 주민들은 이같은 회의 개최소식에는 전혀 무관심이고 또 어떤 지원물자를 바치라고 결정했는지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사태가 지속되면서 생계가 어려워진 주민들은 중앙당 회의 개최 소식이나 결정사항, 방침 등에 귀기울이지 않는다”면서 “중앙에서 또 태풍피해를 강조하며 위대성선전물 복구에 필요한 지원금과 물자를 강요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장마피해나 코로나비상방역 등을 이유로 당중앙위원회 정무국회의가 ‘최고존엄’의 주최로 자주 소집되고 있다”면서 “주택과 농작물피해가 심각한 상황임에도 피해복구는 주민자체의 몫으로 돌려놓고 쓸데없는 탁상공론에만 매달리고 있는 당국의 행태에 주민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