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8호 태풍 ‘바비’가 큰 피해없이 북한 지역을 통과했다는 소식입니다. 하지만 일부 지역주민들은 당국의 기상예보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없어 태풍이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불안한 시간을 보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해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7일 “당국이 제8호 태풍의 위력이 크다며 피해방지 대책을 요란하게 떠들었지만 태풍은 예상외로 큰 피해없이 지나갔다”면서 “이번 태풍의 위력이 세지 않았고 비의 양도 많지 않아 당초 예상보다는 피해가 적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황해남도) 벽성군의 경우 26일부터 태풍피해방지 안전대책을 철저하게 세울데 대한 군당과 군인민위원회 지시가 주민들에게 전달되었다”면서 “군내 간부들과 (협동)농장관리위원회 간부들이 1호작품(김부자 우상화 조형물)과 연구실, 지역을 돌며 점검하느라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태풍피해에 대비해 산비탈의 땅집에 사는 주민들은 인민반별로 조직되어 농장관리위원회 선전실에 대피했었다”면서 “주택에는 물론 농장관리위원회에도 전기가 오지 않아 준비한 손전지나 촛불에 의지하면서 태풍이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태풍은 걱정했던 것보다 위력이 약해져서 비도 적게 내린데다 바람에 의한 피해도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면서 “그런데도 주민들은 대피소에 전기가 오지 않는 바람에 기상예보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없어 태풍이 완전히 빠져나간 27일 오후까지 불안에 떨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황해남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28일 “당에서 제8호 태풍이 닥쳐온다며 부문별 피해규모를 최소화할 데 대한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하는 등 주민들을 세차게 다그쳤다”면서 “뾰족한 태풍피해방지 대책이 있을리 만무한 주민들은 인민반 별로 당국에서 지정한 대피소에 모여 태풍이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랬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부 농장주택이 무너지거나 지붕이 날아가고 농작물 침수가 있긴 했지만 이번 태풍은 예상보다 피해가 크지 않았다”면서 “이번에 무너진 주택들은 지난 번 수해 때 물을 먹은데다 진흙으로 지은 오래된 건물이어서 태풍이 오지 않았어도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한심한 일은 이번 태풍의 위력이 굉장하다며 큰 피해가 예상되므로 경각심을 가지고 피해방지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요란을 떨던 당국이 막상 태풍이 많이 약화되었는데도 이에 관한 실시간 기상정보를 주민들에게 전달해주지 않은 것”이라면서 “전기가 오지 않아 텔레비죤이나 라디오를 접할 수 없었기 때문에 주민들은 26일 오후부터 27일까지 만 하루동안 걱정과 불안속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워야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번 여름장마 때 입은 큰물피해로 이미 살림집과 농경지의 태반을 잃은 피해지역 주민들은 그나마 이번 태풍이 무사히 지나간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개인들이 입은 수해 복구작업이 시급한데 당국에서는 당창건75주년을 앞두고 강뚝이나 산중턱에 설치한 위대성 선전구호물 복구작업에 매일 같이 주민들을 동원하고 있어 주민들의 생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