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지난 5월과 6월 평양시민들에게 알곡 대신 감자를 배급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북한 전역에서 아직까지 배급제도가 살아있는 유일한 지역인 수도 평양에서 감자로 식량배급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7일 “평양에서 지난 5월과 6월에 주민들에게 감자와 강냉이로 식량배급을 주었다”면서 “평양시 주민들에게 감자로 식량배급을 푸는 정도라면 국가의 식량사정이 얼마나 좋지 않은가를 말해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북한)의 식량사정이 어렵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감자로 식량배급을 풀 정도로 안 좋은 줄은 몰랐다”면서 “과거 90년대에 대량 아사사태가 발생했던 ‘고난의 행군’시기에나 수도 시민에게 감자로 배급을 푼 적이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평양시 배급소들 마다 5월~6월 두달 동안 소위 보릿고개에 강냉이(옥수수) 50%와 감자 50%로 된 배급식량을 풀었다”면서 “아무리 식량사정이 어려워도 평양만은 알곡으로 식량을 배급하던 당국이 갑자기 감자배급을 풀자 평양시민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나마 강냉이는 국수로 가공을 해 먹을 수 있지만 감자는 북쪽 지방의 주식으로 평양에서는 일반적으로 남새(야채)로 취급된다”면서 “장마당에서 감자는 알곡의 3/1정도의 가격에 거래되고 강냉이와 입쌀을 맞교환 하자면 4:1의 비율로 교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에서는 ‘오늘 세계는 우리 공화국의 눈부신 전변상에 대해서 감탄하고 있다’고 선전하면서 막상 식량배급은 감자로 풀고 있다”면서 “당국에서 아무리 세계적인 강국이 되었다고 선전을 해도 평양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나라형편은 점점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 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무역관련 소식통은 8일 “지난 5월과 6월에 평양시에서 강냉이와 감자로 식량배급을 풀었다”면서 “얼마나 식량사정이 곤란하면 평양시민에 대한 배급을 감자로 대체하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방은 1990년대 후반부터 식량배급이 마비되더니 배급제도가 완전히 사라졌다”면서 “그나마 평양시민들에게만은 입쌀과 밀가루로 식량배급을 유지해 왔는데 근래에 이르러서는 아예 강냉이와 입쌀을 섞어 배급해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이제는 입쌀과 강냉이도 모자란지 소위 보릿고개인 5월과 6월에는 감자와 강냉이만으로 식량배급을 대체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감자배급도 평양시 민들에만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니 평양에도 배급이 끊기기 전에 불평을 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평양에는 간부들과 돈주들이 몰려있기 때문에 이들이 배급받은 감자와 강냉이를 그대로 장마당에 내놓고 있다”면서 “지방 주민들은 감자도 모자라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평양 장마당에서는 일시적으로 감자와 강냉이 값이 하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