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채취한 송이버섯 전량 평양으로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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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정상회담에 때 맞춰 북한에서 채취된 송이버섯이 전량 평양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올해 북한의 송이버섯 생산량은 예년에 비해 저조한 편인데 등외품까지 다 걷어가는 실정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6일 "요즘 칠보산 일대와 함경북도에서 채취한 송이버섯이 모두 평양으로 보내지고 있다"면서 "작년까지만 해도 외화벌이 주요 품목으로 대부분 중국에 수출하던 송이버섯을 평양에 집중시키는 이유에 대해 무역일꾼들은 물론 주민들도 궁금해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 특산품의 하나인 송이버섯은 해마다 이때쯤이면 외화벌이에서 주력 품목이 되고 있다"면서 "항상 최상의 송이버섯만 수매하던 송이수매소가 요즘 들어서는 채취하는 대로 등외품까지 싹쓸이를 하며 거두어 들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해에는 일시적으로 중국 수출길이 막혀 제철 송이버섯이 일반 장마당에 나오기도 했다"면서 "작년 가을에는 일반 주민들도 생송이와 말린송이, 염송이를 맛볼 수 있었으나 올해는 서민들은 송이구경을 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올해는 유난히 더운 날씨와 초가을 폭우로 하여 송이버섯 생산이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그런데도 중앙에서 송이버섯을 닥치는 대로 수매해 평양의 외국인전용 호텔과 고급식당들 그리고 술공장 등에 보내고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요즘 당에서 송이버섯을 거둬들이는 이유는 북남수뇌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하는 남한손님들을 대접하고 선물용으로 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에는 당소속 무역회사에서 송이버섯술을 개발해 술제조용으로 송이버섯이 대량으로 필요하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7일 "충성의 외화벌이 사업에서 송이버섯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외화벌이 사업으로 송이버섯술을 개발해 낸 이후 송이 수요가 급증한데다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남한의 대통령과 주요 인사들이 평양을 방문하면 송이버섯을 선물하는 관례가 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2000년 당시 김대중 남한 대통령의 평양방문 당시에도 송이버섯을 대량으로 모아 선물로 제공한 적이 있었다"면서 "남한 사람들이 송이버섯을 귀한 식품으로 여기고 좋아한다는 사실은 중앙에서도 잘 알고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국에서는 올해 송이버섯의 생육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주민들을 동원해 예년보다 일찍 송이버섯 채취에 나섰다"면서 "외화벌이 상품으로 높은 대접을 받는 송이가 올해는 귀해진 데다 남한대통령의 평양방문까지 겹쳐 주민들은 연일 송이버섯채취에 내몰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