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마당 개장시간 대폭 축소

북한 나진지역 장마당 모습.
북한 나진지역 장마당 모습. (사진제공: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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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당국이 주민들의 생계의 터전인 장마당 개장시간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관계가 화해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시점에 장마당 이용시간을 크게 단축한데 대해 주민들이 불만을 표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0일 "9월 들어 주민들을 가장 불만스럽게 만든 중앙의 조치가 장마당 이용시간을 대폭 제한한 것"이라며 "대부분의 주민들이 생계를 장마당에서 해결하고 있는데 하루 개장시간을 2시간으로 제한한 것은 당국의 횡포"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중앙에서는 남한과의 경제협력에 의한 전기, 철도, 도로, 건축, 전자 등 모든 부문의 발전가능성을 강조하면서도 당장 주민들의 생계가 달려있는 장마당 이용시간을 줄였다"면서 "과거에도 남한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 남한의 대북지원물자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장마당을 강력하게 통제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난 봄 모내기와 김매기 철 등 농촌동원 시기에 4시간으로 제한한 것도 장마당 이용에 큰 불편을 가져왔는데 이를 다시 2시간으로 줄인 것은 장마당을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당국이 각종 정치 행사와 가을걷이를 구실로 장마당 이용을 2시간으로 줄이자 주민들의 불만이 거의 폭발 직전"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요즘 들어 장마당에서 주민과 보안원이 마찰을 빚는 현장을 빈번하게 볼수 있다"면서 "오후 4시부터 6시까지로 장마당 이용시간을 제한하자 장마당 개장시간을 단속하는 보안원들에 주민들이 노골적으로 대항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7일 "지난 8월말 청진시 수남장마당과 포항장마당에서 주민들의 사법기관원에 대한 집단항의 사태가 수 차례 발생했다"면서 "장마당에 모인 천여명의 주민들이 한 목소리로 보안원에 대항하는 바람에 사법당국도 급기야 단속보다는 성난 주민들을 달래는 수준에서 사태를 마무리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9월부터는 장마당을 2시간만 개장하도록 제한하고 보안서가 단속에 나섰다"면서 "주민들은 장마당 이용시간을 2시간으로 제한하면 생계는 어떻게 해결하란 말이냐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오후 4시부터 6시까지로 장마당 이용시간을 제한한 이후 장마당 인근에는 오후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려 개장시간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기다리다 못한 일부 주민들은 장마당부근에서 장사 행위를 하다가 단속하는 보안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곤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