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 여성, 병보석 불구 생존 위해 재수감 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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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서 북송된 한 북한주민이 병보석으로 교화소에서 풀려났으나 살길이 막막한 나머지 스스로 교화소 재수감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송주민의 절실한 사정을 파악한 해당 안전부에서는 그를 다시 교화소에 보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9일 “지난해 중국에서 북송된 한 여성이 스스로 교화소 재수감을 원한 사건이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면서 “이 여성은 북송 후 교화소에 수감되었으나 여러 가지 병으로 신체가 허약해 병보석으로 풀려났는데 먹고 살 길이 완전히 막히자 제 발로 사법기관에 찾아가 재수감을 택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7년 전 인신매매로 중국 산동성에 팔려간 이 여성은 중국인 남편의 심한 폭력에 시달리며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폭력을 견디다 못한 여성은 지난해 가을 그곳에서 도주를 시도하다 남편의 고발로 공안에 체포되어 북송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신의주로 북송된 여성은 자신의 원 거주지 담당안전원이 인수하러 오지 않는 바람에 겨울까지 집결소에 있었다”면서 “전기기관차는 잘 다니지 않고 내연기관차는 차표가 비싸서 호송이 미뤄지다가 서비 자동차(개인이 운영하는 교통수단)로 호송되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홑옷차림이었던 이 여성은 혹한의 날씨에 화물차 짐칸에 올라 호송되면서 심한 동상을 입었다”면서 “본래의 거주지인 청진시 부령구역에 도착한 여성은 비법월경죄로 교화 5년형에 처해져 9호 교화소에 수감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교화소에 수감된 여성은 동상으로 인해 발가락 열개가 다 곪아서 떨어져 나갔다”면서 “몽당발이 된 여성을 교화소 측에서는 치료할 방법이 없다며 지난 6월 병보석으로 풀어주었으나 거주지에 돌아온 여성은 치료는커녕 거주할 집도 없고 먹을 것도 없어 아사지경에 놓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동사무소가 마련해준 임시거처에서 주민들이 모아준 옥수수로 끼니를 때우던 여성은 옥수수마저 떨어지자 일거리를 찾아 나섰다”면서 “하지만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여성이 일자리를 찾을 길이 없었고 꼼짝없이 굶어죽게 되자 그 여성은 병보석으로 풀려난지 한달도 안되어서 안전부에 찾아가 다시 교화소로 보내달라고 청원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한번 들어가면 죽어서야 나올지 모르는 교화소에 제 발로 찾아간 한 비법월경자의 기구한 사연이 주민들에게 충격을 주고있다”면서 “얼마나 살기어려우면 교화소에 제 발로 들어가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에서 북송된 한 여성이 호송과정에 발가락이 얼어 모두 떨어져 나갔다”면서 “원래 해당지역 안전부에서는 북송된 주민을 거주지까지 호송할 때 북송자의 가족으로부터 호송비용을 징수하는데 이 여성은 가족이 없고 호송비용을 댈 사람이 없어 추운 겨울까지 호송이 미뤄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호송과정에서 동상을 입은 여성은 발가락 10개가 모두 빠져 몽달발이 되었다”면서 “교화소 측은 영양실조에 동상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이 여성을 병보석으로 풀어주었지만 가족도, 집도 없는 이 여성은 굶주림에 시달리다 생존을 위해 교화소에 다시 보내달라고 청원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