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와 태풍피해로 주민들이 심각한 생활고를 겪고 있는 북한에 곧 일부 철강제품설비가 반입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철강제품은 유엔 안보리가 정한 금수품목이지만 잇단 자연재해로 인해 인도주의 목적의 철강제품은 예외로 인정받게 되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한 무역관련 소식통은 20일 “북조선에 보낼 중국산 철제설비가 운송을 위해 포장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 따라 기계류와 철제 설비 제품은 대 북조선 금수품목이지만, 이번에 제한적이지만 인도적 지원 목적의 기계류와 철강제품이 면제승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유엔의 대북제제로 북조선과의 철강제품 무역이 차단되면서 북조선 어린이들에 대한 영양공급에도 일부 차질이 생겼다”면서 “국제사회가 지원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영양식(빵,유제품 등)을 가공하는 기계설비가 부족해 어린이들에게 영양식을 원활하게 공급하기가 어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코로나사태로 일시 중단되었던 국제사회의 인도적 대북지원사업이 전면 재개될지 여부는 오로지 북조선 측에 달려있다”면서 “북조선 측이 국경을 봉쇄하고 세관문을 걸어 잠그는 바람에 그 동안 중국 현지에서 구매한 각종 인도주의 지원 물품이 국경 부근에 적체되어 반출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번에 두 대의 식품가공 설비의 반입을 북조선 측에서 승인하면서 대북지원단체가 준비해놓은 중국산 식품가공 설비가 북조선에 들어가게 되었다”면서 “중국산 식품가공 설비의 대당 가격은 1만달러로 이 설비가 들어가면 기존의 설비보다 성능이나 생산성이 높아 북조선 어린이들에게 더 많은 영양식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북조선에서 어린이와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빵과 콩우유(두유)는 국제지원단체가 북조선 어린이들의 영양개선 차원에서 지원하는 인도주의 지원물자”라면서 “하지만 오랫동안 식품생산 설비를 교체하지 않아 생산성이 떨어지고 식품위생에도 문제가 있어 교체가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길림성 연길(옌지)의 한 조선족소식통은 21일 “유엔에서 인도적 목적의 북조선 어린이를 위한 국제사회의 영양지원을 승인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에 북조선으로 보내기 위해 식품제조 설비(콩우유 제조기)가 곧 북조선으로 운송될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동안 유엔의 대북제재 때문에 북조선에서 꼭 필요한 철강제품은 대부분 국경 밀수통로를 이용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국 변경도시에는 북조선과의 철강제품 밀무역을 전문으로 하는 밀수브로커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북조선 측에서는 국제사회가 지원하는 식품가공 설비가 당장 필요했지만 이를 밀무역으로 들여가기에는 국제사회의 이목이 있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번에 유엔에서 인도주의 목적의 철강제품 수입을 예외적으로 승인해 줘 콩우유 제조설비와 비스킷 제조설비를 북조선에 들여갈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이번 조치로 식품제조설비뿐 아니라 상당량의 식품원자재가 공식적으로 북조선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면서 “북조선 측이 이번에 식품제조 설비와 식품원자재(콩 등) 등을 받아들임으로써 북조선 어린이와 학생들의 영양개선에 일정부분 기여를 하게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1718 위원회)는 지난 7월과 8월, 북한 취약계층의 영양개선을 지원하는 여러 대북지원단체들의 인도적 지원물품에 대해 예외적으로 제제면제를 승인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