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화교학교 창립행사를 북-중 우의 선전 기회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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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청진시에 있는 화교학교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창립행사를 성대하게 치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내의 많은 화교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창립행사는 북-중 우의를 선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화교소식통은 20일 “지난 8월 13일 청진시 화교학교가 창립 60주년을 맞는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진행했다”면서 “화교학교 창립절 행사에는 많은 화교들이 참가해 그 어느 때보다 좋은 관계인 조-중 우의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시 화교학교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는 조선과 중국에 흩어졌던 화교 졸업생들이 거의 다 참가했다”면서 “행사를 주관한 청진시 화교위원회가 중국에 나가 있던 화교 동문들까지 다 불러들여 기념행사를 조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함경북도 도당 간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화교학교에서 진행된 창립기념행사는 마치 조-중 우의를 다짐하는 결의대회 같은 분위기였다”면서 “기념식이 끝나고 청진시 태양상(김일성, 김정일동상)에 헌화한 뒤 도내의 칠보산을 관광하는 것으로 행사를 마쳤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행사중 기념사를 맡은 도당간부는 6.25조국해방전쟁의 불길속에서 피로써 다져진 조-중 친선을 강조했다”면서 “하지만 청진시 화교들은 보위부와 보안부의 계속되는 감시와 통제를 피해 중국으로 귀화한 사람들이 더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화교소식통은 20일 “지난 8월에 있은 화교학교 창립 60주년 행사로 인해 많은 화교들이 생업에 지장을 받았다”면서 “장사를 위해 중국에 가있는 화교들까지 강제로 불러들이며 요란을 떨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김부자 동상 헌화행사 등 북한 주민들에게 조-중 우의를 선전하기 위해 행사를 조직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면서 “창립60주년 행사에 참가한 화교졸업생들은 행사참가를 위한 개인비용 외에도 1인당 500위안의 참가비를 바쳐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한때 수 백명에 달하던 청진화교학교 학생 수는 조선당국이 어머니가 조선사람이면 무조건 조선공민으로 등록해 조선학교에 다니도록 강제하는 바람에 학생수가 급격하게 줄어 현재는 수십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