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주민, 남한 대통령의 백두산 등정에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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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일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산을 동반 등정한 것을 두고 북한주민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을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남한 대통령이 김씨일가의 우상화를 도와준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25일 "지난 20일 원수님(김정은)과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이 백두산에 올라 손을 맞잡았다"면서 "이 사진을 본 일부 주민들은 이제 비로소 통일의 문이 열리게 되었다며 감격해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조국 분단 70여년이 흐르면서 통일에 대한 갖가지 방안들이 수두룩하게 나왔지만 한 번도 제대로 된 해결방안이 나온 적이 없었다"면서 "김대중, 노무현정권 시절에도 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열망은 매우 높았으나 언제나 사상과 제도의 장벽으로 인해 희망은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부 주민들은 70대 나이의 미국대통령도, 60대의 한국 대통령도 30대의 젊은 우리 원수님께 허리를 굽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며 "이 같은 주민들의 생각은 세계적인 지도자들이 원수님(김정은)의 탁월한 전략과 위대성을 높이 칭송하고 있다는 당국의 선전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북남수뇌분들의 백두산 동반 등정은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우리의 통일염원을 반증해주는 큰 사건"이라고 평가하면서 "만약 우리에게 핵이 없었다면 미국이나 남조선이 우리를 이처럼 대접하겠느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남한 대통령이 원수님과 함께 백두산에 올라감으로 해서 원수님(김정은)에 대해 주민들이 품고 있던 불신과 섭섭한 감정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했다"면서 "집권 이후 간부들과 주민들에 대한 무자비한 숙청과 강력한 통제로 주민들의 반감을 샀던 원수님의 위상을 남한 대통령이 이번에 한껏 세워준 셈이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처음 원수님(김정은)이 들어서면서 주민들은 경제발전과 통일에 대한 작은 희망을 품게 되었는데 고위간부들에 대한 피의 숙청과 핵개발로 인한 대북제재가 시작되면서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었다"면서 "그런데 연이은 남북수뇌회담과 조미수뇌회담에 이어 남북 수뇌의 백두산 등정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통일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비록 두 수뇌의 백두산 등정으로 통일이 머지 않은 것처럼 착각할 수 있지만 북남 사이의 문제는 언제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것"이라며 "남조선 대통령의 백두산 등정을 백두혈통 김씨일가의 우상화 선전에 이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