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주민들이 당국의 되풀이되는 비사회주의행위 단속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주민들이 선호하는 평범한 옷차림마저 비사회주의행위로 몰아세우고 있어 곳곳에서 단속 성원과 주민들간에 시비가 일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7일 “요즘 중앙에서 비사회주의를 뿌리 뽑는다며 비사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주민들이 좋아하는 옷차림이나 평범한 언행마저도 비사행위로 단속하고 있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현재 우리(북한)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는 내부의 비사회주의 현상이라면서 비사회주의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과 처벌을 공언했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비사회주의 운운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주민을 옥죄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며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틀 전 이른 아침 청진시 신암구역의 한 도로에서 ‘무주름바지’를 입은 여성이 길거리규찰대에 단속되어 일터에 출근하지 못하는 사건이 있었다”면서 “단속된 여성은 급한 사정이 있어 옷차림에 신경 쓰지 못했으니 한번만 선처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규찰대는 도로변에 여성을 세워놓고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현장규찰대는 비사회주의를 단속한다고 포치(전달)했음에도 지키지 않는 것은 당에 대한 도전이냐고 따졌다”면서 “그러나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지금이 숯불다리미로 옷을 다려 입던 고막년(옛날)때냐’며 전기도 주지 않으면서 바지주름을 세우라는 생억지가 어디 있냐고 항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8일 “무주름 바지란 천의 재질상 몸에 달라붙는 바지여서 주름을 세울 수 없는 바지를 이르는 말”이라면서 “요즘 청진시 사법당국이 비사회주의단속을 시작하면서 곳곳에서 주민과 단속원 속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비사회주의단속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대상은 젊은 여성들”이라면서 “퇴폐적인 자본주의 옷차림으로 규정한 무주름바지가 여성들 속에서는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가장 선호하는 옷차림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 날 여성들이 선호했던 옷차림은 짐바(징 박은 청바지)바지, 쫑대(스키니)바지, 탈리(스판)바지였다”면서 “요즘에는 무주름바지가 여성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데 당국에서는 이마저도 주민들의 혁명의식, 계급의식을 마비시키는 퇴폐적인 자본주의 옷차림이라며 단속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예전에는 단속에 걸리면 사정을 하거나 적당히 뇌물을 주고 풀려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제는 주민들, 특히 여성들은 단속원과 거칠게 말싸움을 하거나 단속에 반발하는 분위기”라면서 “여성들도 당국이 정치적 이유로 여성들이 좋아하는 미의 기준까지 강요하는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