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남북정상회담 후속조치 없어 실망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백두산 등정을 위해 삼지연 공항에 도착한 뒤 환영 나온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백두산 등정을 위해 삼지연 공항에 도착한 뒤 환영 나온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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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9월 3차남북정상회담 이후 별다른 후속조치가 나오지 않아 북한주민들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주민들은 이번 3차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정상의 백두산 동반등정 등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되어 중앙으로부터 주민생활에 관한 획기적인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3일 "지난달 평양에서 북남수뇌회담이 열렸을 즈음에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북남 경제교류가 금방 재개되어 남조선의 경제지원이 있을 것으로 알고 흥분돼 있었다"면서 "남조선 대통령이 '아리랑'대집단체조를 관람하고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연설을 하는 등 축제분위기가 평양은 물론 지방 주민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졌다"고 자유아 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노동신문과 방송, 텔레비죤에서 남북정상의 백두산등정 사실을 크게 보도하는 것을 본 주민들은 북남관계가 좋아지면 남조선의 경제지원이 재개될 것이고 주민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흥분에 들떠 쌀을 사서 떡을 치고 돼지고기를 구입해 잔치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북남의 수뇌들이 백두산 정상에서 손을 맞잡은 것은 력사(역사)에 특기할 사변이라는 당국의 선전에 주민들도 덩달아 잔치분위기를 즐긴 것"이라며 "하지만 수뇌회담이 끝나고 한 달이 다 되도록 남조선으로부터 경제지원 소식이 없자 주민들의 희망이 점차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은 주민생활 향상과 관계없는 당국의 선전 몰이에 들떠 헛된 희망을 품었다며 후회하고 있다"며 "엄연히 유엔의 대북제재가 살아있는 현실에서 남조선인들 어떻게 경제지원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4일 "지난 9월에 있은 북남수뇌회담과 두 수뇌의 백두산 등정은 주민들의 의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면서 "한때 모든 공장 기업소와 인민반이 총동원되어 북남수뇌회담을 크게 선전하면서 인민생활이 머지않아 달라질 것처럼 분위기를 띄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원수님(김정은)의 뛰어난 지략과 전략전술에 남한이 머리를 숙이고 경제지원을 약속했다는 당국의 선전에 주민들이 잔치분위기에 취해 있었다"면서 "하지만 막상 남조선이 경제지원을 시작한다 해도 일반 주민들까지 차례가 지겠냐는 의구심이 들면서 기대감보다는 실망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