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을걷이가 한창인 북한에서 올해 수확량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년에 비해 저조한 수확량이 여름철 가뭄과 가을 태풍피해 때문이라는 당국의 주장에 대해 농민들은 ‘주체농법’을 앞세운 당국의 잘못된 영농정책 탓이라며 비난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7일 “이제 10월 10일이 지나면 곧 전국적으로 가을걷이 총동원령이 내려질 것”이라면서 “가을걷이 전투에 중학교 학생들까지 동원될 것이지만 올해도 목표량에 훨씬 못 미치는 수확량을 기록하게 될 것 같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부터 중앙에서는 각 단위, 기업소, 인민반 주민들에게 올해 몰아친 태풍 ‘링링’의 피해를 입은 농작물을 하루빨리 거둬들여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다”면서 ”마치 태풍 때문에 농작물 수확량이 줄어든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언제 우리가 계획된 수확량을 채운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농민들은 올해 농사작황도 신통치 않아 내년에도 식량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다”면서 “당국에서는 가뭄과 태풍피해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포전담당제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시대에 뒤떨어진 주체농법을 농민들에게 강요하면서 농사를 망치고 있다고 비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우리나라가 언제 한번이라도 농민들의 뜻대로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을 달성한 적이 있냐”면서 “태풍피해는 농사작황이 좋지 않은데 대한 핑계일 뿐 실제로 농사를 망친 근본원인은 당국의 잘못된 농업정책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우리(북한)는 지난 수십 년간 외부의 식량지원이 없었으면 굶주림에서 벗어날 길이 없었다”면서 “중앙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주체농법’이 있어 해마다 황금 들판에 풍년벌이 펼쳐진다고 떠벌리고 있지만 정작 풍년은 우리 농민들의 오랜 희망일 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8일 “이달부터 전국에서 가을걷이 전투가 시작된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가을걷이전투를 독려하는 당국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에서는 태풍으로 인해 농작물이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며 모두가 떨쳐나 한 알의 낟알이라고 제때에 걷어들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주민들은 태풍이 아니라도 이미 목표 수확량에 크게 부족한 상황인데 한창 공부해야 할 중학생까지 동원하는 가을걷이 전투를 언제까지 계속할 거냐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걸핏하면 가뭄과 태풍피해 운운하며 국제사회에 식량지원을 호소하는 우리(북한)나라의 현실이 개탄스럽다”면서 “세상에서 으뜸간다는 ‘주체농법’이 있는데 왜 해마다 국제사회에 식량을 구걸해야 하는지 당국에 묻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