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200, 150, 100, 80일 전투, 지긋지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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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당창건75주년 기념행사를 끝내자마자 제8차당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80일전투’를 시작했습니다. 해마다 ‘전투’를 거듭하는데도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경제난에 실망한 주민들은 당국의 80일전투 제시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5일 “중앙에서 당창건75돌이 끝나자 마자 주민들을 80일전투에 내몰고 있다”면서 “각 도 지방당 위원회들은 중앙당이 제시한 80일 전투에 한사람같이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각 공장 기업소, 사회단체들에서 조직별 회의를 열고 영예로운 80일전투에 대한 목표를 제시했다”면서 “모든 일꾼들과 당원들, 근로자들이 총궐기하여 충실성과 책임성, 헌신성을 다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대부분의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당이 제시한 80일전투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과거에 100일전투, 150일전투, 200일전투 등 별별 전투를 거듭했지만 주민생활이 나아진 게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에서 무슨 전투라는 것을 제시할 때마다 주민들은 각종 노력동원에 나가야 했고 동원에 빠지기 위해서는 국가에 돈을 바쳐야 했다”면서 “전기부족, 자재부족으로 공장, 기업소가 돌아가지 못하는데 무엇으로 80일전투를 실행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새로 제시된 80일전투는 결국 주민들이 딴 생각을 하거나 각자의 생계수단에 매달리지 못하게 소속 직장에 묶어두기 위한 통제수단에 불과하다”면서 “그 밖에도 태풍 등 자연재해로 파괴된 철길과 도로복구에 주민들을 강제 동원시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당창건75주년 기념행사를 마무리하면서 80일전투에 대한 분위기를 세우느라 주민회의가 소집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주민회의에 나선 강사도 80일전투가 의미하는 뚜렷한 목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도당에서는 각 공장 기업소, 인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당 제8차대회를 높은 열의와 충성심으로 맞이하기 위한 80일전투에 한사람 같이 떨쳐나서야 한다고 선동했다”면서 “하지만 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주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동안 우리나라(북한)에서 얼마나 많은 전투를 진행했느냐”면서 “그때마다 거창한 구호를 제시하면서 주민들을 다그쳤지만 인민들의 생활은 나아진 게 아니라 오히려 갈수록 쪼들리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코로나사태에다 자연재해의 여파로 주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가 더욱 어려워진 시기에 당에서는 80일전투를 또 다시 내놓았다”면서 “중앙에서 생계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아무런 효과도, 내용도 없는 80일전투로 주민들을 들복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