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갑자기 러시아국경 인근 도로포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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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최근 러시아 국경과 인접한 두만강지역의 자동차 도로 포장공사를 새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로포장 공사를 위해 가을걷이로 한창 바쁜 주민들을 동원해 원성을 사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러시아로 가는 관문인 두만강역 주변의 도로를 새로 포장하도록 지시해 공사가 완료됐다고 합니다. 중앙의 도로포장공사 지시를 기한 내에 마무리 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은 가을걷이도 미룬 채 공사에 동원되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7일 "러시아로 가는 길목인 두만강일대의 자동차도로를 전부 세멘트(시멘트)로 포장하는 공사가 최근 마무리 되었다"면서 "중앙에서 한 달 내에 공사를 끝내라고 다그치면서 관계자들이 평양에서 직접 내려와 공사현장을 지휘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공사는 9월 중순부터 시작됐는데 일반 대상 공사와 달리 이번 도로포장 공사에 필요한 물자와 차량은 전부 중앙에서 보장해주었다"면서 "다만 지역의 주민들과 공장 기업소의 종업원들은 모두 인력지원에 동원되어 가을걷이도 제 때 하지 못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공사구간은 두만강역과 이순신장군의 정배살이 유적지로 알려진 '승전대'를 지나 러시아국경이 눈앞에 보이는 조산리까지"라면서 "사실상 한 달 내에 마무리하기엔 무리가 되는 넓은 공사구간이었지만 주민 동원과 중앙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기일 내에 끝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아무리 중앙의 지시라 해도 요즘은 가을걷이가 더 중요한 시기가 아니냐"면서 "하지만 이번 공사가 1호행사 준비의 하나로 알려지면서 주민 동원과 물자 지원이 일사천리로 이뤄져 공사가 빨리 진행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 한 달 만에 두만강역 인근의 자동차도로가 세멘트(시멘트)도로로 산뜻하게 단장되었다"며 "완공된 도로에 평양 번호판을 단 차량들이 분주하게 드나들고 있어 1호행사(김정은 방문)가 임박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두만강역 일대는 열차편으로 러시아를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지역이라 1호행사(김정은의 러시아방문)가 임박했음을 알 수 있다"며 "하지만 원수님(김정은)이 러시아를 비행기로 갈지, 열차 편을 이용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괜히 주민들만 고생을 시킨 것 아니냐는 비난여론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 때도 신변안전(경호)을 이유로 주민들을 동원해 도로나 주변 지역 정화작업을 시키고 나서 실제로는 해당 도로를 이용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면서 "원수님의 러시아방문도 하늘 길이 될지, 뱃길이 될지, 기찻길이 될지 아직 모르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